식당 갔는데 한명이 돈이 없는지 안먹겠다면… MZ세대 더치페이 논쟁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러 갔는데, (음식값이 없는지) 한 명은 먹지 않겠다고 한다. 음식을 조금씩 나눠주든, 음식값을 빌려주는 방법이든 함께 먹자고 할 것인가? 아니면 그 친구만 빼고 식사할 것인가?
최근 온라인에서 ‘요즘 애들의 더치페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10대와 20대는 “본인이 안 먹고 싶다고 하면 빼고 먹는 게 당연하다”는 의견을, 30대 이상부터는 “너무 정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시작은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이었다. 글쓴이는 “남학생 5명이 앉아 있는데, 4명은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있고 한 녀석만 안 먹고 있더라”며 자신이 대신 짜장면을 시켜줬다고 했다. 그는 “옆에 있는 친구들이 너무 밉더라”며 “1000원씩만 걷어서 사줄 수도 있고, (돈을) 빌려줄 수도 있는데 저렇게 자기들만 먹을 수 있나 생각했다”고 했다.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 보이는 이들은 “혼자 안 먹는 걸 그냥 두다니, 정말 친구가 맞느냐” “요즘 애들 그렇다는 이야기 들었다. 친구가 못 먹고 있는데 음식이 넘어가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달랐다. 17살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집이 가난해서 못 먹는 게 아니고 자기 용돈 다 써서 스스로 안 먹는 건데, 이게 왜 불쌍한지 모르겠다”고 했고, “요즘은 더치페이 칼같이 해서 일방적으로 받아먹는 관계는 없다. 그냥 돈 없으면 안 먹는 것”이라며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20대와 30대에게 해당 사항에 관한 의견을 묻자 다른 답변이 나왔다. 대학생 박모(25)씨는 조선닷컴에 “친구들과 만날 때 칼같이 더치페이하는 편”이라며 “약속은 나오고 싶은데 다이어트 중이거나 치과 치료를 받았다거나, 다양한 이유로 함께 음식을 안 먹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예의상 ‘같이 먹자’고 권한다고 해도 친구들이 거절하는 편이라고 한다. 박씨는 “저와 제 친구들은 이런 더치페이 방식이 자연스럽게 관례처럼 굳어졌다”며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불만을 품지도 않는다”고 했다.
반면 직장인 오모(35)씨는 “함께 식사하는 자리가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목적만은 아니지 않느냐”며 “다른 사람이 먹는 걸 보고만 있게 하려면 굳이 왜 함께 식사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익숙한 문화는 아니지만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모(33)씨는 “먹든 안 먹든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면 무조건 n분의 1로 나누는 ‘더치페이’만 해봤다”고 했다. 김씨는 “먹기 싫은데 돈만 내서 언짢은 사람도 없고, 먹기 싫다더니 예의상 ‘같이 먹자’는 말에 잘 먹는 친구를 보면서 괜히 쪼잔해지는 일도 없을 것 같다”며 “합리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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