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1, 2순위…, 프랜차이즈 역사를 바꾸다

김종수 2023. 5. 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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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돌아보기⑭] 2011년 드래프트

 

이번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역대급 명승부를 벌인 안양 KGC와 서울 SK는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들로 꼽힌다. 울산 현대모비스, 전주 KCC, 원주 DB 등에 밀려 오랜시간 조연 역할에 그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후 꾸준하게 성적을 쌓아나가며 강호로서의 이미지를 쌓아나갔다.


디펜딩 챔피언 KGC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4회(2011~12, 2016~17, 2020~21, 2022~23), 정규시즌 우승 2회(2016~17, 2022~23), 동아시아 슈퍼리그 우승 1회(2023)의 성적을 기록중이다. 특히 올시즌 정규리그, 동아시아 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천하통일에 성공한 상태다.


SK 역시 만만치않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1999~2000, 2017~18, 2021~22), 정규리그 우승 2회(2012~13, 2021~22), 컵대회 우승 1회(2021)의 커리어를 기록중이며 특히 지난시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컵대회를 쓸어담으며 리그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완성시켰다. 가장 최근까지 KGC와 함께 리그 판도를 양분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두팀이 명문으로 도약 할 수 있게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2011년 드래프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바로 이 드래프트를 통해 양팀의 프랜차이즈 역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지만 만약 당시 드래프트가 아니었다면 KGC와 SK가 현재의 성적을 기록했을지는 모를 일이다. 그만큼 이때의 행운과 선택이 팀의 운명을 좌우했다고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드래프트는 열리기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중앙대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빅3' 오세근(36‧199.8cm), 김선형(35‧187cm), 함준후(34‧195cm)에 이어 미국에서 NBA입성을 노리고있던 최고 유망주 메릴랜드대의 최진수(34‧201.8cm)까지 참가했기 때문이다. 오세근이 최대어로 불리던 가운데 성장 가능성까지 포함하면 최진수도 그에 버금가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컸다. 김선형과 함준후 역시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았다.

 


대학생 시절부터 국가대표 주축 빅맨으로 활약한 오세근은 어떤 팀도 지나치기 힘든 최고의 카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KBL리그에서 우승하기 가장 좋은 조건은 주전급 토종 빅맨+외국인 빅맨 조합이다. 높이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이런저런 시너지까지 ‘트윈타워’가 주는 효과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김주성의 DB, 하승진의 KCC 등 그간의 사례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아무리 변수가 많은 것이 신인드래프트라고해도 국가대표급 빅맨은 가장 안정적인 보증수표임이 분명하다. KGC도 당연하다는 듯이 오세근을 지명했고 이후 ‘인삼의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비록 이번 FA시장에서 아쉽게 팀을 옮기기는 했지만 오세근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간판스타로 군림했고 KGC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될 정도로 굵직하고 깊은 흔적을 남겼다.


최진수와 김선형을 놓고 고민하던 SK는 최종적으로 김선형을 선택했고 결국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최진수도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기는 하지만 김선형은 오세근과 마찬가지로 팀의 프랜차이즈 역사를 바꾼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MVP를 받았을 정도로 적지않은 나이에도 기량을 유지하고있는 성실성에 코트 안팎에서의 모범적인 언행으로 타팀팬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높다.


좋은 사이즈와 운동능력을 겸비한 최진수는 한때 한국농구의 미래를 바꿀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았을 정도의 대형 유망주였다. 실제로 첫시즌 오세근과 수시로 쇼다운을 벌이면서 근성까지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꾸준하게 나름의 몫은 해주고있지만 오세근, 김선형과의 차이가 너무 벌어지고 말았다.


함준후(개명전 함누리) 또한 위 3명만큼은 아니지만 공수겸장에 성실성까지 갖춘 알짜 포워드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에이스는 아니더라도 팀의 조각으로서 좋은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주전급으로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여러팀을 오가는 벤치멤버 저니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1, 2순위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그렇지 로터리픽 이후에도 쏠쏠한 활약을 펼친 자원들이 많았다. 김현호, 유성호, 김현민, 정창영 등은 스타급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한 경기력을 통해 롱런에 성공한 케이스들이다. 2라운드에서 뽑힌 이관희 같은 경우 초반의 낮은 평가를 딛고 주전급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사자왕’ 오세근, 인삼국의 천하통일을 이끌다

국내 빅맨 역사에서 서장훈, 김주성이 가지는 이름은 무척 크다. 서장훈은 개인 기록에서 압도적인 성적표를 썼으며, 김주성은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이면서도 궂은 일과 팀플레이를 통해 팀원들을 살려줬다는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한 그들인지라 아직까지도 역대 빅맨하면 그들의 이름이 가장 앞선에서 거론되고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오세근도 그들과 명성을 나란히 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KGC의 4번 우승에 모두 주축으로 활약했고 정규시즌 MVP(1회), 챔피언 결정전 MVP(3회), FIBA 아시안컵 베트스5,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어떤 레전드에게도 뒤지지않는 커리어를 만들어냈다. 어린시절부터 워낙 많은 경기를 뛰었던 관계로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아 조기은퇴 혹은 이른 노쇠화 등도 우려되었으나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지금까지도 최고 빅맨자리를 놓치지않고 있다.


힘이면 힘, 기술이면 기술 등 아마시절부터 워낙 대단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던 오세근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아무리 최진수가 해외파고 김선형이 차세대 가드로 주목받고 있었다지만 1픽은 무조건 오세근으로 통일되는 분위기였다. 그런 가운데 직전시즌 8위 KGC에 1픽의 행운이 갔고 당시 이상범 감독은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주희정을 김태술과 바꾸고 직전 드래프트에서 박찬희, 이정현을 뽑으며 대규모 리빌딩 프로젝트를 감행하고있던 시점에서 오세근은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GC의 1픽이 확정된 순간 '새로운 우승후보가 탄생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실제로 이감독은 1픽을 얻기위해 당시 '뽑기운의 최고수(?)'인 허재 감독을 찾아가 기운을 얻기위해 손을 잡았다는 일화까지 있다. KGC가 얼마나 오세근에 목말랐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세근은 여기에 충분히 화답했다. 첫시즌부터 52경기에서 평균 15득점, 8.1리바운드, 1.5어시스트, 1.5스틸, 1.3블록슛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등극한 것을 비롯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켰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매치업 상대인 김주성에 전혀 밀리지않는 기량을 보여주며 평균 17.5점 5.3 리바운드로 펄펄날았고 결과는 팀의 창단 첫우승으로 이어졌다. 챔피언결정전 MVP도 그의 몫이었다. KGC의 팀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강인해보이는 헐크같은 이미지와 달리 오세근은 전천후 테크니션이라고 보는게 맞다. 탄탄한 몸에서 나오는 파워는 예나 지금이나 그의 최고 무기중 하나지만 거기에 더해 BQ가 높고 기술 또한 탁월하기 때문이다. 오세근의 힘은 아마시절부터 유명했다. 중앙대 입학 예정자 신분이던 고3 겨울방학때 중앙대 소속으로 상무를 상대로 21득점, 2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신장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언더사이즈 빅맨이지만 힘, 기술, 운동능력, 센스 등 다른 부분에서의 우위를 통해 매치업 상대를 압살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오세근은 압도적인 기량탓에 쉴틈이 없었다. 소속팀도, 국가대표팀도 오세근이 없으면 안됐고 그로인해 출장시간 역시 많았다.


오세근 또한 몸을 사리는 타입이 아닌지라 매경기 치열하게 포스트 인근에서 싸움을 벌였다. 결국 언제부터인가 탈이 나기 시작했다. 원체 튼튼한 선수였지만 그도 인간인지라 혹사 앞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특유의 운동능력이 급감했고 경기에 빠지는 날도 늘어났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세근은 계속해서 리그 최고의 빅맨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운된 신체능력을 센스 등 다른 부분으로 커버했고 시즌이 거듭될수록 슈팅능력도 발전해 최근에는 어지간한 슈터급까지 올라온 상태다. '건세근(건강한 오세근)이라면 우승 보증수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노쇠했지만 여전히 오세근을 일대일로 감당할 국내선수는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KGC팬들에게 오세근은 특별함이 더할 수밖에 없는데 아쉽게도 이제는 더 이상 동행이 불가능해졌다. FA자격을 얻고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계약이 결렬됐고 지난시즌 파이널에서 경쟁했던 SK로 둥지를 옮기고 말았다. 소속팀은 물론 타팀 팬들까지도 예상치못한 결말이다. 영원한 KGC맨이 될줄 알았던 오세근은 SK에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 오세근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56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3.3득점, 6.8리바운드, 2.3어시스트, 1스틸 , 0.7블록슛

◆ 오세근 챔피언결정전 통산기록 ☞ 통산 28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7.3득점, 7.6리바운드, 2.3어시스트, 0.7스틸 , 0.6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9년 10월 6일 창원LG전 = 36득점 / 3점슛 성공 ☞ 2023년 2월 15일 창원 LG전 = 4개 / 어시스트 ☞ 2017년 11월 2일 부산KT전 = 10개 / 리바운드 ☞ 2017년 10월 15일 인천 전자랜드전 = 20개 / 블록슛 ☞ 2017년 12월 31일 울산현대모비스전 = 4개 / 스틸 ☞ 2020년 12월 16일 고양오리온전 = 5개​
 


듀얼가드 김선형, 전설들에 근접하다

송도고는 무수한 명 포인트가드를 배출했다. KBL에서 활약한 선수로만 한정해도 강동희, 신기성, 김승현 등 하나같이 출중한 정통파 1번 등이 떠오른다. 신기성같은 경우 당시에는 공격형 가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지금의 시각으로보면 그 역시 본인의 공격보다는 동료들의 살려주는 위주로 플레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송도고 출신인 김선형은 앞선 선배들과 결은 달랐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팀을 이끌며 KBL 역사에 이름이 남을 출중한 야전사령관으로서 활약하고 있다. 양동근과 더불어 역대 듀얼가드 투탑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공수밸런스에서는 살짝 밀릴지 모르겠지만 플레이의 화려함과 스타성에서는 훨씬 앞선다고봐도 무리가 없다.


강동희, 김승현 등 퓨어가드들은 다양한 패싱 기술을 통해 동료들의 에너지레벨을 끌어올리고 공격을 돕는다. 그들의 패스를 받기위해서는 동료들 역시 열심히 빈공간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반면 듀얼가드인 김선형은 자신이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시동을 건다. 포인트가드로서 큰 신장, 좋은 윙스팬과 출중한 운동능력을 갖추고있는지라 자신과 매치업되는 대부분 상대를 압도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간다.


엄청난 스피드와 점프력을 앞세운 돌파력은 신인 때부터 최고의 무기로 평가받았다. 조금의 빈틈만 있어도 망설이지않고 달려들어 삽시간에 수비진을 찢어버린다. 거기에 더해 BQ가 높고 손끝 감각도 좋은지라 돌파후 마무리 스킬 또한 뺴어나다. 핑거롤에 더블클러치까지 다양한 옵션으로 림어택을 성공시키며 연차가 쌓여가면서 플로터의 비중을 높혀가는 모습이다.


특히 플로터같은 경우 워낙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는지라 역대 국내 선수중 최고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까지 다다랐다. '플로터=김선형'이라고봐도 무리가 없다. 밸런스가 좋고 집중력을 바탕으로한 마무리 감각 또한 탁월한지라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도 높은 확률로 공격을 성공시킨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닌 상황에 맞게 속도조절을 하고 안정적인 볼핸들링능력과 다양한 마무리 스텝을 갖추고있기에 가능한 공격법이다. 보통 돌파위주의 선수는 나이를 먹고 신체능력이 떨어지게되면 위력이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선형은 다르다. 30대 중반의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최고의 슬래셔로 불리고있을 정도로 위력이 전혀 줄지않았다. 외려 더 능숙하고 노련해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모습이다.


물론 김선형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다. 아무리 듀얼가드라고해도 혼자 북치고 장구만 쳐서는 동료들과의 팀플레이가 되지않는다. 김선형은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할뿐 독선적으로 플레이하지는 않는다. 신인시절에는 리딩과 패싱능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혹평도 받았다. 하지만 수비를 자신쪽으로 붙여놓고 빈공간 동료를 봐주는 패스나 속공상황에서의 패싱능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고 베테랑이 되면서 투맨게임 등 레퍼토리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능수능란하게 동료들을 봐주는 플레이에도 완전히 눈을 뜨면서 패스 마스터라고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제대로 물이 올랐다. 올시즌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른바 떠먹여주는 패스를 통해 포스트인근의 최부경과 외곽의 허일영을 잘살려준바 있다.


2번의 팀우승에 기여했으며 정규시즌 MVP 2회, 플레이오프 MVP 1회, 컵 대회 MVP 1회, 어시스트왕 1회 등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으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워낙 자기관리에 철저한 인물이니만큼 은퇴할때 쯤이면 역대 최고의 듀얼가드자리를 놓고 양동근과 경합할만한 위치까지 가능해보인다.

◆ 김선형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527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3.5득점, 3리바운드, 4.8어시스트, 1.5스틸 , 0.3블록슛

◆ 김선형 챔피언결정전 통산기록 ☞ 통산 28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3.9득점, 3.5리바운드, 6.1어시스트, 1.6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9년 1월 5일 부산 KT전 = 49득점 / 3점슛 성공 ☞ 2023년 3월 8일 수원 KT전 = 5개 / 어시스트 ☞ 2023년 2월 16일 서울 삼성전 = 13개 / 리바운드 ☞ 2019년 11월 2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 10개 / 스틸 ☞ 2012년 10월 18일 서울 삼성전 = 6개​
 


슈퍼 유망주였던 최진수, 영광의 순간은 아직 남아있다

기대치에 비해서 망가져버린, 수비형 선수로 전락해버린 듯 하지만 의외로(?) 최진수의 기록은 나쁘지않다. 충분히 준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미지와 편견이 많은데에는 그만큼 기대치가 컸던 이유가 크다. 한때 NBA 진출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던 재능을 감안했을 때 KBL에서의 활약상은 이래저래 아쉬운게 사실이다.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는 ‘최진수가 이렇게 커리어를 마칠 선수가 아닌데…’라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신인이었던 2011~12 시즌 당시만해도 드래프트 동기이자 농구 선배인 오세근, 김선형 못지않은 선수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는 의견도 적지않았다. 플레이 자체는 다소 투박했지만 내외곽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을 펼치는 모습에서 미래를 기대해볼만했기 때문이다.


스윙맨급 기동력과 빅맨의 높이를 가졌다는 부분은 그의 최대 장점이었다. ​근성을 앞세운 특유의 전투력도 돋보였다. 신인 때부터 이미 괴물로 불렸던 오세근을 맞아 조금도 주눅들지않고 자신감있게 골밑 싸움을 벌이는 모습에서 '물건이 들어왔다'는 극찬까지 쏟아졌다. 아쉽게도 당시 기록했던 평균 14.4득점, 4.8리바운드, 1.2어시스트, 1.1스틸, 1.1블록슛의 성적은 현재 기준 개인 커리어하이가 되고 말았다. ​


2년차 시즌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이후 특별한 발전없이 시간만 흘러갔고 2018~19시즌을 마지막으로 간혹 기록했던 두자릿수 득점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그 사이 신인 시절 라이벌이었던 오세근, 김선형은 KBL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족적을 남긴 상태다. 갑자기 각성해서 향후 몇시즌간 MVP급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는한 따라가기 힘들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진수는 매력적인 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다. 개인기록에서의 비약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졌지만 가지고있는 ‘툴’이 워낙 많아 사용법만 잘 가져간다면 팀을 강하게 만드는 조각으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빅맨급 사이즈에 윙자원의 스피드를 가지고있어 골밑은 물론 외곽수비까지 전천후로 활용이 가능하다.


3번으로는 테크닉적인 부분에서, 4번으로는 파워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고르게 두포지션의 성향을 갖추고있어 잘만 활용한다면 다방면으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기동성과 높이를 바탕으로 골밑과 외곽을 오가며 궂은일 중심의 플레이가 가능한지라 수비적인 부분에서의 공헌도가 크다.


적지않은 나이를 감안했을때 주인공은 쉽지않을지 모르겠지만 '화려한 도미보다 진흙투성이 가자미'로서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우승의 주역, 챔피언결정전 MVP 등 활짝 웃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슈퍼유망주의 영광의 순간은 아직 남아있다.

◆ 최진수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55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9.4득점, 3.7리바운드, 1.3어시스트, 0.8스틸 , 0.6블록슛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18년 10월 25일 서울 삼성전 = 30득점 / 3점슛 성공 ☞ 2019년 3월 6일 서울 삼전 = 5개 / 어시스트 ☞ 2018년 12월 23일 안양 KGC전 = 8개/ 리바운드 ☞ 2018년 12월 23일 안양 KGC전 = 14개 / 블록슛 ☞ 2019년 1월 23일 서울 SK전 = 5개 / 스틸 ☞ 2013년 2월 1일 인천 전자랜드전 = 5개​
 


대기만성 정창영에 2라운드 신화 이관희까지, 롱런 드래프트

2011년 드래프트는 직전 드래프트가 그랬듯 1, 2순위의 존재감이 너무 컸다. 하지만 1라운드 대다수 선수들이 오랜기간동안 프로무대에서 활약하며 전체적으로는 알찬 드래프트였다는 평가다. 기대치가 원체 높았을 뿐 최진수는 꾸준하게 준 주전급 선수로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얼마전 FA신분으로 데이원으로 둥지를 옮긴 함준후 또한 가늘고 길게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원 소속팀 DB와 FA 1호 계약을 체결한 김현호(35‧184cm)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원클럽맨으로 남아있는 모습이다.


KT의 원클럽맨이 될 수 있었으나 지난시즌부터는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고 있는 김현민(36‧198.8cm)은 국내선수중 최고 수준의 운동능력을 자랑했지만 아쉬운 BQ와 기본기 탓에 KBL판 강백호로 불렸다. 탄력하나만큼은 남다른 수준인지라 세로수비 등 본인만의 장점을 살려 현재까지도 리그에서 생존하고 있다.

◆ 함준후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82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2.4득점, 1.3리바운드, 0.5어시스트, 0.3스틸 , 0.1블록슛

◆ 김현호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61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4.4득점, 1.6리바운드, 1.6어시스트, 0.5스틸 , 0.1블록슛

◆ 유성호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212경기 출전 평균 2.9득점, 1.8리바운드, 0.3어시스트, 0.2스틸 , 0.1블록슛

◆ 김현민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353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4.5득점, 2.7리바운드, 0.4어시스트, 0.4스틸 , 0.2블록슛

KCC 역사에서 정민수(35‧192cm)는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다. 그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데뷔때부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팀의 차기 스몰포워드로 기대를 받았던 인물이다. 슛, 돌파 등 다방면에 재주가 많았고, 수비도 나쁘지 않았던지라 '흙속의 진주'로도 평가받았다. 그러나 심각한 무릎부상을 당하면서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은퇴의 길을 밟는 불운에 울어야했다.

◆ 정민수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83경기 출전 평균 6.7득점, 3.1리바운드, 0.7어시스트, 0.7스틸

◆ 이지원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131경기 출전 평균 3.6득점, 1.2리바운드, 1어시스트, 0.5스틸
 


KCC 선수단 사이에서 ‘실에(실제 에이스)’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전천후 살림꾼 정창영(35‧ 193cm)은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프로입단이래 2019~20시즌까지 평균 출장시간 20분, 평균 6득점을 넘겨본 적이 없었으나 KCC에서의 2번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기량이 만개했다. 2020~21시즌부터 올시즌까지 3시즌동안 평균 출장시간이 25분에 육박하며 득점 또한 8득점대에 이르고 있다. 리바운드, 스틸, 어시스트 기록 역시 모두 올라갔다. 잠자고있던 재능이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으로 현재 KCC에서 없어서는 안될 핵심전력이다

◆ 정창영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03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5.6득점, 2.3리바운드, 2어시스트, 0.8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21년 3월 8일 부산 KT전 = 24득점 / 3점슛 성공 ☞ 2023년 1월 2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 = 5개 / 어시스트 ☞ 2017년 12월 7일 안양 KGC전 = 10개 / 리바운드 ☞ 2023년 1월 31일 안양 KGC전 = 12개 / 스틸 ☞ 2017년 12월 3일 고양 오리온전 = 5개​

이관희(35‧189.1cm)는 2라운드 5순위로 지명되기는 했지만 현재까지의 활약상만 놓고보면 1라운드 8순위 정창영과 함께 로터리픽에 뽑혔어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다. 2011년 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이다. 물론 당시에는 이관희가 이정도까지 성장할 줄은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초창기에는 장점인 탄력과 스피드를 살려 악착같은 수비 등 궂은 일에서의 공헌도가 돋보였으나 이후 장점인 돌파에 더해 슈팅능력이 발전하면서 준주전급 선수로 발돋움한다.


강한 에고로도 유명한데 그로인해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고있다. 그를 좋아하는 이들은 '갓관희'로 부르고있고 반대로 비호감으로 느끼는 팬들은 '가관희'라고 부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경기장에서 연세대 선배 이정현에게 대놓고 도발을 일삼는 등 좋지않은 감정을 자주 드러냈고 그로인해 많은 이슈를 낳기도 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 이관희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78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9.2득점, 2.6리바운드, 1.7어시스트, 1.1스틸

⁕ 정규리그 한경기 최다기록: 득점 ☞ 2022년 1월 11일 서울 SK전 = 31득점 / 3점슛 성공 ☞ 2021년 12월 3일 안양 KGC전 = 7개 / 어시스트 ☞ 2021년 3월 18일 안양 KGC전 = 14개 / 리바운드 ☞ 2022년 4월 2일 안양 KGC전 = 9개 / 스틸 ☞ 2018년 12월 15일 울산현대모비스전 = 7개​

은퇴후 유성호는 광신방송예술고등학교, 김태홍, 김태형은 고려대학교 농구부 코치로 재직중이다. 안정환은 3x3 선수로 데상트범퍼스에서 뛰었고, 이후 경기도 수원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트레이너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권용웅은 SK 나이츠 유소년 코치로 있으며 임상욱은 현대모비스 매니저를 거쳐 올해부터 명지대 코치로 합류했다. 조효현은 2020년까지 오리온스 유소년감독을 맡은후 현재는 고향 전주에서 스킬 트레이너를 하고 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농구카툰 크블매니아(최감자 그림/케이비리포트 제작), KBL 제공, 유용우 기자, 박상혁 기자

​​#이미지편집_김종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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