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재회한 브라질·베네수엘라 정상, 美 제재 맹폭(종합)

정윤미 기자 김현 특파원 2023. 5.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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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정상회담 참석차 브라질에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제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룰라 대통령과 비공개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0일 남미 정상회의에서 자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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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美, 마두로 대통령 불인정 터무니없다…제재 해제 요구"
브라질, 베네수엘라 경제 활성화 약속…브릭스 가입 지지도
남미 정상회담 참석차 브라질에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왼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오른쪽)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2023.5.2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김현 특파원 = 남미 정상회담 참석차 브라질에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제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룰라 대통령과 비공개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0일 남미 정상회의에서 자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룰라 대통령 역시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는 "극도로 과장된 것"이라며 미국은 좌파 진영의 마두로 대통령을 자유선거에서 허용하지 않는 권위주의 지도자로 간주하면서 그의 적법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 역시 "우리에 대한 제재 해제를 미국에 요구하기 위해 남미 정상들에게 공동 대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에 베네수엘라 제재 관련해서도 "다른 나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한 국가에 900개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수입할 달러가 없다"면서 "이는 극도로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봉쇄를 만든 미국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8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67.8%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해 베네수엘라 야권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 정부 역시 마두로 대통령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고 동맹국들과 규합해 베네수엘라를 고립시켰다. 미국 등 제재로 인해 베네수엘라 경제는 악화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부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석유 부국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다소 완화했지만, 대다수의 제재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지역을 공유하는 이웃과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베네수엘라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베네수엘라의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천명하기도 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페르난도 하다드 브라질 재무장관, 장 폴 프라테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화장과 만날 예정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은 2015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정상회담 이래 8년 만이다. 양국 외교 관계는 극우 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2019~2022년)기에 공식 단절됐다.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 등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2019년 마두로 대통령의 브라질 입국 금지, 국회의장이었던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이래 베네수엘라와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카라카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 외교관을 공식 파견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최근 2018년 이후 공석이었던 주베네수엘라 칠레 대사를 지명했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역시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다시 개방했다.

한편, 남미 정상회의는 오는 30일 브라질리아 이타마라치 궁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수리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페루 등 남미 지역 12개국 정상급 인사들(페루만 대표가 참석)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및 유럽연합(EU) 중심의 질서에서 벗어난 지역 협의체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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