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광장] 반도체 위기, 차세대 기술로 대응하자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 2023. 5. 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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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명예교수

지난 5월12-13일 이틀간 제주대학교 아라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디스플레이(반디) 제주포럼에 다녀왔다. 반디 제주포럼은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와 제주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진공학회 등이 참여하는 국내외 산학연 주요 전문가 모임이다. 올해 12회를 맞이한 포럼은 매년 국내외 100여 명의 전문가가 초빙되어 관련 기술과 산업의 이슈를 심도 있게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한다.

포럼의 운영체계 또한 매우 실용적이다. 반도체 소자업체의 대표 격인 이윤우 삼성전자 전 이사회의장이 포럼 회장을 맡고 소자업체 1차 벤더에 해당되는 소재, 부품, 장비 (소부장) 주요업체의 임원이 제주대를 비롯한 대학교수, 그리고 국책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참여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경영자와 연구자를 가치사슬로 연결하면서 정기적으로 운영되는 국내에서 유일한 산학연 교류 포럼이다. 우리의 반도체 기술과 산업은 물론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현황과 미래 기술변화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귀중한 모임이다. 올해 주제는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소부장 산업의 기술 애로 지원'이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의하면 2023년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위축되었던 2022년과 비교하여 더욱 줄어든 5565억 달러(약 724조73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이윤우 포럼 회장 또한 반도체 산업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팬데믹과 원자재 수급 불안정, 미중 기술패권 전쟁, 물류 대란 등으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점논의를 부탁했다. 실제 산업통계 또한 반도체의 경우 2023년 4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4,7%나 감소했다. 포럼에서 만난 대부분의 소부장 업체 또한 작년보다 매출액이 30% 이상 감소하고 있음을 실토했다.

"침체기에 와있는 반도체 산업을 극복할 핵심은 차세대 기술이다"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주제 발표에 나선 나이겔 헌톤 미국 '인티백' 경영자(CEO)는 반도체 분야 최고 전문가이다. 근대 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 멘체스터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35년을 영국, 한국, 독일의 반도체 관련 기업에서만 엔지니어 및 경영자로 근무했다. 특히 한국과도 인연이 매우 깊다. 자신이 최고경영자로 책임지고 있었던 반도체 제조 초진공장비와 가스처리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인 영국 '에드워드 사'의 생산라인을 한국의 충남 천안으로 옮긴 장본인이다.

나이겔 헌톤 CEO를 제주도에서 만나 한국반도체 산업 위기에 대한 그의 솔직한 심정을 물었다. "2009년 직원 8명으로 시작한 에드워드 코리아가 충남 아산에 제2공장을 추가하면서 2022년 사원 수 1406명, 매출액 1조236억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에드워드는 영국에서 생산의 어려움과 물류비용 증가, 침체기 등 미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어 제조라인의 한국 이전을 자신이 결정하고 실행하였음을 회고했다. 이러한 결정은 지금 와서도 돌이켜보면 위기를 기회로 바꾼 혁신적인 변화에 의한 성공 모델이 되었다. 침체기에 와있는 글로벌 반도체산업 또한 혁신적인 변화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역사를 보아도 침체기에 혁신적인 차세대 기술이 나와 변화를 주도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로 조언해 주었다.

혁신적인 차세대 기술이 무엇일까. 포럼 참가자 전체가 참여한 종합토론에서도 주요이슈인 반도체 불황기의 다양한 대처 방안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화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인 ChatGPT를 비롯한 유사 프로그램의 활용증대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기회를 확대해 줄 것이라는 주장에 동조하는 의견이 많았다. 필자 또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 첨단기술과 새롭게 떠오른 대화형 AI플랫폼의 차세대 알고리즘 개발의 융합이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임을 제안해서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위기, 차세대 기술개발에 집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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