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상구는 쉽게 열려야 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비행기 문이 열린 채 공항에 착륙한 에어버스 A321 기종의 비상구 앞 좌석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좌석에서는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 레버에 손이 닿을 수 있는데, 인근에 승무원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비상구 앞 좌석 승객은 긴급 상황에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여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물며 비상구 앞 좌석에 승객이 없으면 유사시 대응 자체가 어렵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못 담글 수는 없습니다. 비상구는 잘 열려야 해요." (한 항공업계 관계자)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비행기 문이 열린 채 공항에 착륙한 에어버스 A321 기종의 비상구 앞 좌석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좌석에서는 안전벨트를 풀지 않고도 비상구 레버에 손이 닿을 수 있는데, 인근에 승무원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승무원이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예방 조치로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상구가 '너무 쉽게 열렸다'는 논란 속 내놓은 방책이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안전을 희생한 모양새가 됐다. 비상구 앞 좌석 승객은 긴급 상황에서 승무원을 도와 비상구를 여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당초 해당 좌석에 앉을 수도 없다. 항공사가 승객 신상을 직접 확인해야 해 모바일 체크인으로는 좌석 배정 자체가 어렵고 카운터에서만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매년 수차례 발생하지만 '좌석 판매 금지' 같은 극단적인 대응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이유다. 올해 3월 미국에서도 비상구 개문을 시도하고 승무원을 3차례 공격한 30대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체포 후 "비행기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답답하다"던 한국 사례처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마찬가지로 용감한 시민들과 승무원에 의해 제지됐다. 피해를 본 유나이티드항공은 그에게 영구 탑승금지 조치를 내렸다.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책은 필요하지만 대책마저 극단적일 필요는 없다. 논란의 중심에 선 A321 기종은 유사시 90초 안에 모든 승객이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당초 항공기 외부·내부 기압이 같아지는 1000피트(약 300m) 이하 상공에서만 비상구를 여닫을 수 있다.
탈출현장은 일분일초가 급하다. 승객이 비상구 개폐 원리를 이해 못해 10초라도 지연되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하물며 비상구 앞 좌석에 승객이 없으면 유사시 대응 자체가 어렵다. 항공업계에서 이번 사태 이후 제시된 각종 해결책에 대해 "부엌칼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고 부엌칼을 안 팔 수는 없다"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비상구는 쉽게 열려야 한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내년에 50살" 하리수, 금발 변신 근황…더 물오른 미모 - 머니투데이
- "난 에로배우 출신" 이병헌 동생 이지안, 과거 셀프 폭로 - 머니투데이
- 황재균♥지연, '67억' 신혼집 공개…한 달 관리비만 400만원 - 머니투데이
- "지수가 왜 김연아 뒤?" D사 계정서 댓글로 싸움 벌인 팬들 - 머니투데이
- '대체복무' 송민호, 여동생 美 결혼식에 장발로 등장해 '눈길' - 머니투데이
- 가방서 데킬라·맥주 줄줄이...'음주운전' 이재룡, '짠한형'에도 불똥 - 머니투데이
- 아내 잃은 교차로에 "신호등 설치" 외치던 남편...그곳에서 숨졌다 - 머니투데이
- 오타니 홈런? 김혜성도 담장 넘긴다…야구 한일전 5-5 팽팽 - 머니투데이
- 트럼프 "이란에 오늘 매우 강력한 타격, 중동의 패배자 될 것" - 머니투데이
- "변액보험 -2800만원" 불장에 패닉...당장 깨는 게 이득?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