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둘레길 걸으면 돈이 쌓인다

최종석 기자 입력 2023. 5. 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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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손목닥터9988′ 서비스

서울시는 올 하반기부터 ‘손목닥터9988′ 참가자가 ‘서울 둘레길’을 완주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서로 다른 시민 건강 사업을 연계해 시민 참여를 늘리는 등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시민 건강 수준을 끌어올려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목닥터9988은 서울시가 2021년 출시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시민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다. 손목에 차는 스마트밴드(스마트워치)가 걸음 수, 심박 수, 소모 칼로리 등을 측정하고 밴드와 연동된 스마트폰 앱이 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손목닥터9988이란 이름은 99세까지 팔팔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손목 위의 의사란 뜻이다.

운동을 유도하기 위해 하루 8000보 이상 걷기 등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를 주는데, 이 포인트는 서울 시내 편의점과 병원, 약국, 헬스장 등 7만3000여 곳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1포인트는 1원이다. 참가 신청을 한 뒤 서울시로부터 밴드를 빌려도 되고 삼성이나 애플 등 평소 갖고 있는 스마트워치를 활용해도 된다.

지난 13일 시민들이 ‘서울 둘레길’ 봉산·앵봉산 코스를 걷는 모습. 서울시는 시민 참여를 늘리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손목닥터9988(서울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참가자가 둘레길을 걸으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서울시

서울 둘레길은 2014년 11월 개통한 156.5㎞ 길이의 트레킹 코스. 서울 외곽 지역을 크게 도는 모양이다. 숲과 하천, 마을 등을 통과하는 총 8개 코스로 구성돼 있고, 성인이 일주일에 5시간쯤 투자하면 4개월 정도면 완주할 수 있다.

둘레길 28곳에 설치한 우체통에서 스탬프나 QR코드를 전부 찍으면 ‘완주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9년 동안 총 6만3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둘레길을 완주했다. 완주자들이 걸은 거리를 모두 더하면 지구를 246바퀴 도는 거리와 맞먹는다.

손목닥터9988 참가자가 밴드를 차고 하루 8000보 이상 걸으면 200포인트를 주는데, 서울 둘레길 8개 코스 중 한 코스를 완주한 뒤 QR코드를 찍으면 별도로 300포인트를 더 준다. 8개 코스를 모두 걸으면 총 2400포인트를 추가로 쌓을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11월 말에는 손목닥터9988 전용 플랫폼이 개통된다”며 “플랫폼이 개통되면 일일이 QR코드를 찍지 않고도 GPS(위성항법장치) 위치 정보를 활용해 자동으로 포인트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손목닥터9988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만명이었던 신청자는 올해 18만명으로 늘어났다. 신청 가능한 연령을 만19~64세에서 19~69세로 확대하는 등 신청 자격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스마트밴드 구입 비용 등 관련 예산도 같은 기간 128억원에서 270억원으로 늘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는 참가 연령을 75세까지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손목닥터9988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걸음 수는 하루 평균 8380보였다. 올해 참가자들이 모은 포인트 적립 금액은 총 43억5600만원(23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1인당 2만4081포인트꼴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참가자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 2명 중 1명(45.2%)은 걸음 수가 이전보다 10% 이상 늘었고 과체중인 사람의 12.4%는 체중이 5% 이상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손목닥터9988에 가입하고도 매주 한 번 이상 걷기 등 운동을 하는 인원은 67% 수준에 그치고 있다. 활용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영희 의원은 “민간 헬스케어 서비스에 비해 손목닥터9988이 갖고 있는 강점은 이번 서울 둘레길 사례처럼 다양한 서울시 정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시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목닥터9988 사용자인 김모(42·서울 송파구)씨는 “포인트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사용처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둘레길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8개 코스를 21개로 쪼개고, 코스 중간에 있는 용마산, 호암산·관악산, 우면산, 봉산에 전망대와 쉼터 등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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