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에 부는 새바람, ‘청년마을’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떨어져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라의 존망까지 걸린 놀라운 사실이지만 어느새 일상적인 소식이 돼버렸다. 청년인구가 쏠려 있는 서울은 0.5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출산율 하락 원인 중 하나는 청년들의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는 비유는 도시든 지방이든 팍팍한 청년의 삶을 대변한다. 그럼에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지역의 저출생·고령화 현상은 지역소멸이라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도 지방을 기회의 땅으로 보는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전국적으로 39개 지역에서 운영되는 ‘청년마을’이 그곳이다. ‘청년마을’은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연고 없는 외지 청년들이 무작정 지역으로 내려가 살 수 없으니 일정 기간 체류하면서 삶을 실험해보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시범실시를 거쳐 2021년부터 매년 청년마을 12곳을 선정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는 단년도 5억원에서 3년간 최대 6억원으로 지원체계도 보완했다. 사업의 안정적 진행을 위해 지역 특성에 맞춘 전문가 컨설팅, 선배 멘토링, 회계 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5년간 27개 청년마을에 참여한 청년은 2200여명에 달하고 이 중 수도권 청년 비율은 50% 이상이다. 청년마을과 인근 주민 3만7000여명이 함께하는 축제·문화공연·공유식탁·플리마켓 등 각종 행사들은 지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농부는 사람과 지구를 살리는 멋진 직업’임을 당당하게 외치는 충북 괴산군에는 ‘뭐하농’이 있다. 청년농부를 꿈꾸는 25명이 두 달 동안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농촌생활의 모든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 결과 19명의 청년이 농부, 그림작가, 앵무새 사육사, 막걸리 제조 등 자신만의 일거리를 찾아 괴산에 정착했다.
경주시 감포항에서는 특산물인 가자미로 활력을 만들고 있다. 직접 잡은 가자미를 다양하게 요리하는 ‘가자미식당’, 지역의 자원을 엮은 ‘가자미 동네투어’ 등 청년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동네를 북적이게 만들었다. 동네에 활기가 돌자 주민들은 청년들이 떠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며 일대일 멘토를 자청하고 나섰다. 특히 청년 활동공간이 없다는 얘기에 문 닫은 어린이집을 내준 원장님은 청년들에게 “엄마”라고 불린다.
청년마을에는 지역 주민과 청년들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따뜻함이 있다. 정착한 청년들은 “저와 같은 친구가 있고 동네 주민분들이 따뜻해 남았다”고 말한다. 또한 청년마을에 참여했던 대부분이 언제라도 반갑게 맞아주는 고향이 생겼다고 얘기한다.
청년들에게 지방은 더 이상 촌스러운 곳이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청년마을을 확대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 고향사랑기부제와 같은 지역소멸 대응 정책과 연계해 이러한 현상을 커다란 사회적 흐름으로 만들어가려고 한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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