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릉 단오제 헌미(獻米)

최동열 2023. 5. 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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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단오제는 제의와 민속놀이 등의 행사가 대대적인 만큼 진행 비용도 막대하게 소요된다. 옛날에는 관급(官給)에 의해 제전이 마련됐으며, (강릉)읍민들도 자진해서 기꺼이 전곡을 기부했다고 한다. 제사 때에는 유지로부터 전곡의 기부가 있었다. 상인들도 자진해서 상운(商運) 번창을 위해 기부를 한다. 또 농악대가 마을 가가호호를 찾아 다니며 걸립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1세대 민속학자로 강릉 단오제가 중요무형문화재로 거듭나게 한 주인공인 고(故) 임동권 전 중앙대 교수는 1966년에 낸 강릉 단오제 조사자료 보고서에서 단오제의 소요 경비 조달에 민간의 자발적 기부가 큰 힘이 됐다는 것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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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단오제는 제의와 민속놀이 등의 행사가 대대적인 만큼 진행 비용도 막대하게 소요된다. 옛날에는 관급(官給)에 의해 제전이 마련됐으며, (강릉)읍민들도 자진해서 기꺼이 전곡을 기부했다고 한다. 제사 때에는 유지로부터 전곡의 기부가 있었다. 상인들도 자진해서 상운(商運) 번창을 위해 기부를 한다. 또 농악대가 마을 가가호호를 찾아 다니며 걸립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1세대 민속학자로 강릉 단오제가 중요무형문화재로 거듭나게 한 주인공인 고(故) 임동권 전 중앙대 교수는 1966년에 낸 강릉 단오제 조사자료 보고서에서 단오제의 소요 경비 조달에 민간의 자발적 기부가 큰 힘이 됐다는 것을 알렸다.

주민들의 이 같은 참여 행렬은 시계추를 몇백 년 전으로 돌려도 마찬가지다. 조선 전기의 문신인 남효온(1454∼1492년)의 글을 모은 ‘추강선생문집’에서도 그런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문집에는 “영동지역 민속에 매년 3·4·5월 중에 날을 가려 바다와 육지의 음식을 잘 장만하여 산신제를 지내는데, 부자는 말 바리에 음식을 싣고 가고, 가난한 사람은 등에 지거나 머리에 이고 가서 제물을 진설한다”고 기술돼 있다.

일제 강점기에도 마찬가지였다. 매일신보는 1937년 6월 2일 자 신문에서 단오제 준비 소식을 전하면서 ‘작년 수해로 인하여 남대천 운동장이 전부 파손되어 300원의 수선 경비를 요하므로, 금년에는 다액(多額)을 모집기로 했는데, 현재 600여원을 모집하여 공전의 대성황을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단오장 보수기금 모금에 소요액의 2배나 되는 성금이 금세 걷혔다는 것이니 나라를 빼앗긴 고단하고 엄혹한 시절에도 단오제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수릿날, 단오의 계절이 다가온다. 오는 6월 18~25일 열리는 강릉 단오제에 사용할 술과 떡을 빚는 데 쓸 쌀을 모으는 헌미(獻米) 봉정에 80㎏ 기준 210가마가 쌓였다. 6527세대가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 가림막을 걷어낸 올해 단오제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올해 강릉단오제 주제는 ‘단오 보우하사’이다. 부디 민생의 흥이 단오제처럼 살아나기를 함께 기원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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