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56. 자주달개비 - 원전 주변에 많은 방사선 지표식물

강병로 2023. 5. 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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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을 기억하시는지요.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요오드와 세슘, 텔루륨, 루테늄, 바륨, 세륨 등 방사능 물질이 대거 유출된 레벨 7의 초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한 날입니다.

레벨 7은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중 최고 위험단계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규모입니다.

원전 주변 토양에서 골수암을 일으키는 스트론튬이 검출된 데 이어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바다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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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달개비 

2011년 3월 11일을 기억하시는지요.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요오드와 세슘, 텔루륨, 루테늄, 바륨, 세륨 등 방사능 물질이 대거 유출된 레벨 7의 초대형 원전 사고가 발생한 날입니다. 레벨 7은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중 최고 위험단계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규모입니다. 이 사고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원전 주변 토양에서 골수암을 일으키는 스트론튬이 검출된 데 이어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바다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공포와 후유증은 후쿠시마에 국한되지 않았지요. 오염물질이 대기와 해류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우리를 포함한 많은 국가가 후쿠시마산 해산물과 농산물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바닷물 오염 우려로 동해안 횟집과 수산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이때 사람들에게 각인된 식물이 있습니다. 방사선 지표식물인 자주달개비! 이 식물은 일정량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돌연변이가 발생, 자주색 또는 푸른색 꽃이 분홍색으로 변합니다. 꽃 색의 변화로 방사능 유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원전 주변에 많이 심지요.

‘원전 식물’로 알려졌지만 약재와 관상용 가치 또한 뛰어납니다. 아침에 피었다 오후에 시들기 때문에 ‘외로운 추억’, ‘짧은 즐거움’이라는 꽃말을 지녔으며 ‘꽃차’로 즐겨 마십니다. 잎과 줄기는 그늘에 말려 사용하는데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커 당뇨병 환자에 유용하고, 생초를 짓찧어 아토피 등 피부질환에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염증성 질환과 인후염, 감기 등에 처방하며 독성이 없는 것도 특징. 생김새와 꽃 색이 닭의장풀과 비슷하지만 줄기를 보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이 다시 들끓고 있습니다. 외교 문제가 국내 정쟁거리로 둔갑한 건데 이를 바라보는 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알려진 대로 원전 사고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고, 미래세대에까지 ‘안전’을 약속해야 합니다. 눈앞의 이익과 정략적 판단에 따라 좌고우면할 문제가 아니지요. 결정 과정은 투명해야 하며 상식과 과학에 기반해야 합니다. 우리 전문가가 참여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이 활동 중인데 굳이 별도 시찰단을 보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내용을 속 시원히 밝힐 것도 아니면서 말이지요. 정부가 풀어놓을 다음 보따리는 뭘까요. G7 만찬에 올렸던 후쿠시마산 수산물?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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