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개미들, '9만전자' 바라보는 삼성전자 파는 까닭은?

윤정원 입력 2023. 5. 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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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청사진에도 공매도 타깃 우려

지난 2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18%(1500원) 오른 7만300원에 거래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는 14개월여 만에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7만 원을 넘겼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동학 개미들이 삼성전자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대거 매집하는 외국인들과는 정반대 행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18%(1500원) 상승한 7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날인 25일 장중 7만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7만 원을 상회했다.

삼성전자가 7만 원선을 회복한 것은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덕분이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1조9753억 원어치에 달한다. 26일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3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에서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도 삼성전자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강하게 유입돼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1분기 71억9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24.37%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모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와 동행하는 유일한 업황 지표인 중국 IT 수요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4월 2.5%를 기록해 2월부터 반등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소멸에 따라 추세 전환이 이뤄진 듯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효과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 확대 발표를 전후해 2분기 고정거래가격의 낙폭이 차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거의 모든 경기 선행 지표들이 상승 반전한 상황으로 올해 3분기 하순 이후 반도체 주문 등의 증가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추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기존 8만4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고, 유진투자증권은 8만2000원에서 9만 원으로 목표가를 올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은 올해 대비 11% 증가한 307조 원, 영업이익은 300% 이상 증가한 40조4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12나노 D램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제기된 기술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현재 3나노 2세대(SF3) 공정과 4나노 4세대(SF4X) 공정 스펙 발표 또한 앞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 공정은 엑시노스25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4나노 수율은 75%로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3나노 2세대 GAA 공정 양산이 순조롭게 이뤄져 대만 TSMC와의 기술격차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청사진도 잇따르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DB금융투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에 따라 코스피 30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경기를 상승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하며 금융장세가 나타날 수 있고, 구매력 제고로 실적장세가 진행될 여지가 있어 하반기 주식시장이 의외의 강세장을 맞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 또한 코스피 상단으로 2900선을 제시했다.

다만, 반도체주의 급등과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주 삼성전자를 728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주간 기준 순매도 1위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파는 이유는 차익실현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매도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매도에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실제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대차거래 잔고가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다. 지난 25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0조9549억 원에 이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줄을 잇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삼성전자가 무조건 우상향할 것으로 보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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