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태지역 영향력 확대 ‘신호탄’… 미래 협력 방향도 논의
美·中 전략 경쟁 새 격전지로 부상
기존 장관급서 정상급으로 격상
10國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 진행
尹 “인태 전략 핵심파트너 ‘태도국’”
정상선언·‘태평양 행동계획’ 채택
북핵 대응·부산엑스포 환영 반영
윤 대통령과 참여 정상들은 한·태도국 정상선언과 함께 태도국에 대한 한국의 구체적 지원 계획이 담긴 ‘자유, 평화, 번영의 태평양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태도국의 위기를 초래한 기후변화·환경 및 재난 위험 분야에서의 협력과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27년까지 2배 증가하는 방안 모색 등 각종 지원 확대를 명시했다.
니우에와 외교관계 수립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달튼 타겔라기 니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총 10명의 정상들과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재문 기자 |
행동계획에선 한국의 기후변화 협력 지원, 친환경 에너지 공급, 감염병 방역시스템 컨설팅 등 환경, 보건, 디지털 분야에서의 지원 방안을 총망라해 담았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이날까지 10개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했다.
태도국은 풍부한 어족과 광물자원 등을 가진 지역임에도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었다. 미국이 이 지역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건 중국이 지난해 4월 남태평양 전략적 요충지인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면서였다. 미국은 곧바로 지난해 9월 워싱턴으로 태도국 정상들을 초청해 처음으로 미·태도국 정상회의를 열었고, 일본·호주·뉴질랜드 등과 함께 태도국 지원 협력체인 ‘푸른 태평양 동반자’(PBP)를 발족했다. 한국도 지난해 11월 PBP에 가입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 참여한 니우에와 외교관계도 수립했다.
윤 대통령이 태도국과의 채널을 기존 장관급에서 정상급으로 격상하고 첫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인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그간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는 중요한 국가이지만, 전략적 영향력은 미흡한 국가라는 인식이 강했다. 한국이 인태전략에서 목표로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선 경제력, 군사력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우호적 인식과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석 정상들은 이날 저녁 윤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 이들은 30일 부산으로 이동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예정 부지인 북항 일대를 둘러보고 부대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태도 14개국 가운데 11개국은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을 갖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이다.
김건희 여사도 이날 태도국 정상 배우자들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초청해 경천사십층석탑, 신라 금관 등 우리 대표 문화재들을 소개하고 전통음악과 무용, 판소리 공연을 관람했다. 이어 서울 진관사로 이동해 사찰음식과 차를 대접하며 “오늘 오찬을 함께한 것을 계기로 우리가 식구처럼 서로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미·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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