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 발 묶였던 관광객 188명 무사 귀국…“엄마 다시 보니 너무 좋아요”
29일 진에어를 시작으로 귀국 행렬
임산부, 가족, 친구, 커플 등 다양해
29일 오후 9시 26분께 인천 국제공항 제1터미널 B입국장에는 1주일 동안 괌에서 발이 묶인 여행객들과 이들의 입국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가족들의 애틋한 상봉식이 벌어졌다. 경기도 일산에서 딸을 보러 공항으로 달려와 한시간 넘게 기다리던 A씨(62)는 딸 부부가 입국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달려가 딸을 안았다. A씨는 “너무 걱정되고 속상했었는데 무사히 도착해 얼굴을 보니까 마음이 많이 놓인다”며 “만나면 울 것 같았는데 막상 들어오니 웃음이 난다”고 소회했다.
태풍 마와르로 태평양 휴양지 괌에서 발이 묶였던 관광객들이 29일 저녁부터 한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저녁 괌 국제공항이 폐쇄된 지 1주일 만이다. 이날 한국인 승객 188명을 태운 진에어의 LJ942편이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 10분께 괌 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8시 54분께 인천 국제공항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입국장에 도착해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조 모씨(38)는 “솔직히 이렇게 금방 올 줄 몰랐고 더 오래 있게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와서 다행”이라며 귀국 소감을 밝혔다. 조 씨는 “공항이 폐쇄되고 호텔에서 쫓겨나 차에서 자는게 힘들었다”며 “하루는 노숙하고 차 안에서 자고 숙박을 해주는 또 다른 호텔에 묵었다가 에어비앤비도 가고 많이 돌아다녔다”며 “원래 매일 두 번씩 씻는데 단수 때문에 못 씻어서 힘들었다”고 열악했던 괌에서의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관광객 안다경 씨(33)는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사람들이 다 박수 쳐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괌이라는 여행지의 특성상 태교 여행을 간 임산부 관광객도 있었다.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아내 정 모씨(33)와 남편 김 모씨(33)는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갔다가 발이 묶였다. 김 씨는 “여행을 17일에 갔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태풍 소식에 대한 충분한 공지가 없어 몰랐는데 괌에 가고 나서야 지인을 통해 태풍이 온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처음에는 23일에 비행기가 뜰 수 있다고 해서 급하게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항공편을 바꿨는데 날씨가 안 좋아져 결국 지금 돌아오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씨는 “괌 현지 날씨가 엄청 습한데 객실 상태도 엄청 안 좋고 단전에 단수까지 돼 감기가 걸려서 왔다”며 “임산부라 아무 약을 먹을 수도 없어 현지에서 타이레놀을 먹고 버텼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아빠 손을 잡고 와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들도 있었다. 9살 김모 양은 자신이 직접 색연필로 알록달록 꾸며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스케치북에 써서 엄마를 기다렸다. 김 양의 오빠 김 모군(12)과 김 모양(9)은 “엄마랑 처음으로 이렇게 길게 떨어져서 지내봤는데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다”며 “엄마를 오늘 직접 보니까 너무 좋다”고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진에어에 이어 제주항공과 티웨이 항공 등도 인천 공항에 정상적으로 도착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0일 오전까지 10편이 넘는 항공기가 인천과 부산 등으로 출국해 2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괌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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