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은 죽고, 꽃은 얼고”…양봉 농가 이중고
[KBS 춘천] [앵커]
이상기후 속에 전국적으로 꿀벌 집단 폐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 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벌이 꿀을 따는 아카시아 나무까지 냉해를 입어 양봉 농가의 시름이 더 큽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양구의 한 양봉농가입니다.
올 봄, 키우던 벌 200만 마리 이상이 별안간 죽거나 사라졌습니다.
벌통마다 죽은 애벌레 뿐, 벌은 단 한 마리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영기/양봉업자 : "69년도부터 지금까지 벌을 쭉 해오면서 이런 일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말 그대로 참담하다 이렇게 표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간신히 벌을 지켜낸 농가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집니다.
4월 초, 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지면서 벌이 주로 꿀을 따는 아카시아 꽃이 냉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올 봄, 벌통을 3분의 1로 줄었는데도 벌통에 꿀이 찬 모습을 찾기 힘듭니다.
[손종력/양봉업자 : "아카시아가 지금 일시에 펴야 되는데, 일시에 안 피고 피다 지고 피고 하다 보니까 꿀 양을 채우지를 못해요."]
지금이 양봉농가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하지만 꿀을 뽑아내는 채밀기에는 먼지만 가득 쌓여 있습니다.
실제로 올 봄 전국의 벌통 153만여 개 가운데 60% 이상에서 벌이 사라지거나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냉해까지 더해져 올해 꿀 생산량은 예년의 절반도 안 될 거란 게 농민들의 걱정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농작물 수분을 꿀벌이 맡고 있는 만큼, 피해는 양봉농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윤형주/동아대학교 응용생물공학과 연구교수 : "기후변화로 인한 냉해나 꿀벌 집단폐사는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고, 그에 따른 악순환이 벌어지기에 이상 기후에 맞선 대응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양봉 농가들은 이런 상황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정부에 정확한 원인 규명과 보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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