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국동포에 의존하는데…동남아 전문인력은 일본행
日 전역에 4만명 활동
중국 동포 간병인만 의존하는 韓
“업무 숙련도 떨어져” 지적
이달초 찾은 도쿄 아다치구 소재 요양시설 센주오우카엔. 이곳에서 돌봄인력으로 근무 중인 베트남 여성 응우옌 티 투 투옌(23)이 휠체어에 앉은 어르신의 손을 어루만지며 유창한 일본어로 물었다. 노인은 물을 요청했고 응우옌의 부축을 받아 화장실도 다녀왔다.
일본에 3년째 체류중인 응우옌은 개호복지사(요양보호사) 비자를 준비중이다. 지난 2017년 신설된 전문 돌봄인력 비자다. 상당 수준의 일본어 능력은 물론 전문지식과 기술을 테스트하는 요양보호사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응우옌은 “최근 일본어능력시험(JLPT)에서 N1급을 땄다”며 “요양보호사 비자를 따면 5년간 체류할 수 있고 비자연장도 쉽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에서 일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 사회 ‘원조’답게 일본의 외국인 돌봄인력 정책은 체계적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동남아 국가들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고 있다. 2008년 인도네시아, 2009년 필리핀, 2014년 베트남에서 간호사와 요양보호사 후보자들을 선발해 데려오고 있다. 2017년에는 요양보호사 비자를 별도로 신설했다. 또 기능실습비자와 특정기능비자 1호로도 요양보호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4개 비자를 통해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요양보호사는 총 4만806명에 달한다.
2015년 일본에 입국해 4년 간 돌봄시설에서 근무 중인 인도네시아 남성 히프니 아피얀드리(33)는 “인도네시아에서도 관련 정보를 잘 알 수 있게 안내가 되고 이후 입국·거주 과정에서도 일본 정부의 친절한 도움이 있어 현지에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민자를 유치한 이후에도 전문 돌봄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양성교육·실습이 이어진다. 후생노동성 소속 다케이 계장은 “입국 후 요앙보호사 양성시설에서 2년 이상 교육 받거나 요양병원 등지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이력이 있어야 요양보호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예비과정을 통해 환자와 소통하는 법, 환자를 옮기는 법, 음식을 먹이는 법 등을 미리 체득하게 해 양질의 요양보호사로 육성하는 것이다. 복지단체 세이후카이 관계자는 “국가 자격이 없는 인력을 쓰면 돌봄의 질이 떨어진다”며 “검증된 요양보호사를 고용해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국가자격증을 획득해야 하는 요양보호사로 이민자들을 유도하기 보다는 방문취업(H-2), 재외동포(F-4) 비자를 가진 ‘간병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국내 돌봄인력 운영업체인 케어링의 김두영 전략기획팀장은 “현재 회사에서 고용 중인 외국인 요양보호사 인력 비율은 1% 미만”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지역의 요양보호사 준비생들이 한국보다 일본 시장을 선호하면서 가뜩이나 돌봄인력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이 외면받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영희 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은 “한국에는 아직도 돌봄인력 전문 비자가 없다”며 “말은 통하지만 숙련도가 떨어지는 중국동포만 쓰기 보다는 전문인력을 들여와 한국어를 구사하도록 가르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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