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위탁업체 선정부터 ‘의혹’…주소지 가봤더니
[KBS 부산] [앵커]
민간 물류업체가 노인 택배 기사의 수수료를 25%씩 떼가고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굳이 수수료까지 줘가며 왜 민간업체를 끼고 사업하는지 취재해봤더니, 위탁업체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해 80억 원가량의 세금을 지원받는 '기장시니어클럽'.
기장군이 한 사단법인에 운영을 맡기고 있습니다.
2019년 이 법인으로 바뀐 뒤부터 민간물류 업체는 시니어클럽과 계약을 맺고 택배 수수료를 가져가기 시작했습니다.
법인과 물류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무실 주소가 같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사무실을 같이 쓰고 계시는 거 아닙니까?) 아닙니다. 그건 아닙니다. (문만 열면 바로 지나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통로는 분리돼 있는데…. 네. 저희는 따로 분리돼 있습니다."]
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물류회사의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2명의 이름이 익숙합니다.
기장시니어클럽을 운영하는 사단법인 대표, 임원과 같은 사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두 회사가 사실상 같은 회사로, 택배 수수료를 이중으로 떼 가고 있다는 의혹이 나옵니다.
[맹승자/기장군의회 부의장 : "이 중간 마진 업체(물류회사)는 이분(사단법인 관계자)들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부분이 좀 잘못되었다. 문제가 좀 있다고 판단합니다."]
두 이사가 비상근, 무보수직이라 문제가 없다던 기장시니어클럽.
하지만 각종 의사결정에는 참여하고 있다고 앞뒤 다른 말을 합니다.
[기장시니어클럽 관계자 : "(경영은) 실무자들에게 다 맡기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부분들에서는 다 하고 있죠."]
이 법인이 시니어클럽을 맡게 된 과정도 석연치 않습니다.
2019년, 입찰 때 이 법인은 사전 평가에서 참여 업체 네 곳 중 최저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설장의 전문성과 법인의 인력 구성을 평가하는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법인은 당시 등기한 지 열 달밖에 안 된 업체였으며, 법인 대표의 경력도 노인 일자리 사업과 상관없는 미술학원 원장과 전자회사 근무 등의 경력뿐이었습니다.
[복지 사업 관계자/음성변조 : "○○ 네트워크(법인) 같은 경우는 도대체 누가 운영 하는 거야? 이거 정확히 아는 사람이 몇 명 없어요. 거의 실적은 없고, 근데 택배를 그전에 좀 했던…."]
이런 의혹에도 기장군은 선정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장준영/그래픽:김희나/자료조사:강예진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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