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전국 최저 수준 수수료…노인 울리는 ‘노인 택배’

강예슬 2023. 5. 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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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노인 택배'는 대표적인 노인 일자리 사업 가운데 하난데요,

기장군의 한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에서 어르신이 가져가야 할 배송 수수료에서 25% 가량을 떼 민간 물류업체에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배송 수수료 실태를, 먼저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택배를 분류하고, 배달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대부분 70대 이상 노인들, 기장군 노인 일자리 전담기관인 기장시니어클럽 소속입니다.

하루 평균 4시간 안팎으로 일해 한 때는 한 달에 백만 원 가까이 받기도 했지만, 요즘은 절반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노인택배 참가자/음성변조 : "(배송 수수료가) 자꾸 이제 내려갔지. 450원 하다가 400원 되고. 그러니까 가면 갈수록 월급이 불어야 되는데 가면 갈수록 줄어들어버리는 거라. 말도 못하고 하는 거라."]

기장시니어클럽이 택배 대리점과 맺은 계약서 일부를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택배 한 건당 배송 수수료는 6백 원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노인들이 받는 배송 수수료는 한 건에 4백 원 가량.

취재 결과, 시니어클럽이 또 다른 물류업체와 운영 계약을 맺고, 따로 수수료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택배 대리점에서 받은 배송수수료 6백 원 중, 시니어클럽이 50원을, 한 물류회사가 150원을 가져가게 했습니다.

노인 택배 기사 수수료의 25%를 가져가는 겁니다.

[기장시니어클럽 관계자 : "(퇴직금 적립 등) 사업 구조적인 개편을 위해 시스템 도입을 위해서 계약을 하게 된 거거든요. 필요한 경비를 우체국 수수료에서 저희가 받은 돈 일부를 줬던 거죠."]

하지만 다른 자치단체는 시니어클럽이 택배 대리점과 직접 계약해 기사가 6백 원 안팎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 : "수수료 다 드려요. 사회복지기관에서 수수료 뗄 일이 뭐 있겠어요. 그 자체가 워낙 낮으니까."]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 : "우체국 이제 계약 담당팀하고 같이 직접 그냥 계약 해버리죠. 그러니까 단가 더 인상 요구도 할 수 있는 거고요."]

중간 업체를 끼더라도, 수수료를 25%나 가져가는 곳은 부산이 특수한 경웁니다.

[다른 자치단체 관계자 : "시니어 클럽의 목적이 어르신들이 급여를 많이 주기 위한 목적이지 기관이 적립금 남기는게 목적이 아니니까…. 유달리 좀 적은 그러니까 저도 400원대는 처음 들어본…."]

기장군은 감사를 벌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도급 운영에 대한 '사전 승인'을 받아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KBS와의 취재에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물류회사와의 계약 사실은 사업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혀 기장군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장준영/그래픽:김희나/자료조사:강예진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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