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저렴하게 오래 살 수 있다…청년이라면 누구나 ‘눈독’

류인하 기자 2023. 5. 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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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삶에 활력 제공…LH ‘청년공공임대주택’ 인기
역세권·대학가에 들어서며…올해 첫 공급분 경쟁률 91 대 1
‘전세사기’ ‘역전세’ 걱정 없고 시세보다 낮게 최장 6년 거주
생활 패턴 반영한 설계…창업·예술 ‘특화형’ 공급도 확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공급한 청년공공임대주택의 청약 경쟁률은 400 대 1을 웃돌았다. 많은 청년들이 청년임대주택에 몰렸다는 얘기다. 올해 처음 공급한 청년공공임대주택 역시 9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년공공임대주택은 최근 들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청년들의 생활방식을 고려한 맞춤형 주택에 각종 부대시설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청년공공임대에 관심이 높아진 데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사기’ ‘역전세’로부터 안전한 주택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로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는 것도 청년들이 몰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공공임대가 과거에는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신도시나 공공주택지구 내 행복주택에 주로 공급됐지만 최근 들어 역세권, 대학가 주변에 집중 공급되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청년매입임대주택은 수인·분당선 ‘수원영통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경희대 국제캠퍼스까지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어 대학생을 중심으로 입주자가 몰렸다. 해당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만~200만원에 월 임대료는 29만~47만원이다. 인근 오피스텔 시세(보증금 2000만원·월세 70만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LH는 지난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이 같은 청년매입·전세임대주택 약 2만호를 공급했다. 청년이 입주 가능한 매입임대주택은 수도권에만 약 1만2000호가 있다. 대부분 역세권 또는 대학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청년공공임대주택 ‘안암생활’의 공유주방 전경. 류인하 기자

LH는 청년들의 생활방식·관심 분야를 반영해 공유시설을 강조한 청년매입임대주택도 확대하는 중이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안암생활’은 공유라운지, 공유주방, 공용세탁실, 코워킹스페이스 등 입주자를 위한 다양한 공유시설을 갖췄다. 안암생활은 코로나19로 휴업한 관광호텔을 LH가 인수해 리모델링한 사례다.

거주공간은 원룸(단층·복층)으로 넓지 않지만 다양한 공유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입주자들이 함께 어울리며 생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입주자들은 자발적으로 각종 식재료를 살 수 있는 ‘생활가게’를 비롯해 각자의 창작물을 전시하고 입주자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예술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공유공간 청소, 콘텐츠 제작지원 활동 등도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안암생활 관리인은 “저녁이면 입주자들이 공유주방에서 각자 갖고 온 식재료로 직접 요리를 해먹고 뒤처리까지 스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가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A씨(25)는 “부모님과 살 때는 밤시간에 집필활동을 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였다”면서 “이곳의 공유라운지는 독서실처럼 너무 조용한 분위기도 아니고, 입주자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집필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웹소설 출간 계약을 맺고 이곳에서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방 안에 세탁기 및 조리공간이 없는 대신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관리비 미포함)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아츠스테이 영등포점 전경. LH제공
서울 영등포구 ‘아츠스테이’ 1인실 공간. 아츠스테이 홈페이지

LH는 안암생활 외에도 청년들의 직업 및 관심 분야에 따라 창업, 예술 등으로 특화된 시설을 구비한 ‘특화형 청년임대주택’을 곳곳에 공급하고 있다. 예술인·창업인을 위한 서울 영등포 아츠스테이를 비롯해 취업준비생을 위한 노들창작터, 디지털 분야 창업인을 위한 청년주택 등이 현재 운영 중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취업·창업 프로그램과 주거를 접목한 ‘테마형 청년임대주택’도 지난 4월부터 본격 도입했다.

경기 수원시 권선동 수원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새빛 청년촌’은 수원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테마형 청년임대주택이다. 건물 4층 커뮤니티공간에 청년기업이 입주해 청년들의 진로상담, 창업지원, 심리치료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승호 LH 국민주거복지본부장은 “현재 청년층의 주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비혼 및 저출생 등 사회 전체의 활력 저하 요인이 됐다”면서 “LH는 청년들이 직주근접 가능한 지역에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며 취업 및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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