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있슈] 은행 등쌀에 밀리고 밀린 대환 플랫폼…밥그릇 싸움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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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있슈는 '금융계 전년 동기 이슈(있슈) 점검'의 약자입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1일 대환대출 플랫폼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은행 19곳 등 53개 금융회사, 23개 대출비교 플랫폼이 참여합니다.
금융사들은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꺼렸지만, 반기를 들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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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 사전접수로 본격 경쟁
빅테크 종속 우려에 은행권 불만
2021년 10월 출시 계획 미뤄져
금리 압박·외풍 논란 속 재추진
금전있슈는 ‘금융계 전년 동기 이슈(있슈) 점검’의 약자입니다. 금융업계에서는 해마다, 시기마다 비슷한 이슈가 반복됩니다. 한 시점의 작은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져 금융시장 전체를 흔들기도 합니다. 과거 금융 이슈, 지금은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금전있슈에서 파헤쳐 보겠습니다.
내 대출, 어느 금융사에서 몇 퍼센트의 금리로 얼마나(한도) 나오는지 매번 발품, 손품을 파는 일은 쉽지 않죠.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고자 이달 말 원스톱으로 온라인에서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할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됩니다. 금융사들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1일 대환대출 플랫폼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먼저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고 올해 말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은행 19곳 등 53개 금융회사, 23개 대출비교 플랫폼이 참여합니다.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은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에 사전 신청을 받으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대환대출 플랫폼 도입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는데요. 금융위원회가 원스톱·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한 건 지난 2021년 초입니다. 당초 같은 해 10월 플랫폼 출범 예정이었으나, 지속적으로 미뤄지면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금융사들은 빅테크에 금융사가 종속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죠.
분위기가 달라진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입니다. 고금리에 대출자들의 허리가 휘고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본격화했습니다. 금융사 수장들의 인사철과도 맞물려서 외풍 논란이 거세던 때입니다. 금융사들은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꺼렸지만, 반기를 들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지금까지도 은행은 걱정이 많습니다. 한 은행이 다른 은행에서 당겨올 수 있는 대출의 한도는 4000억원입니다. 예컨대 A은행이 다른 은행의 대출 4000억원을 끌어온다고 하더라도, 3개 은행이 합산 1조 2000억원의 대출을 가지고 가면 8000억원의 대출 잔액이 사라져버리는 셈입니다. 이를 방어하고자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에서는 금리가 낮은 대환대출 플랫폼 전용상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로 은행권과 핀테크의 애플리케이션(앱) 경쟁력 성적표가 여실히 드러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빅테크 종속 우려가 이어지면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아예 자체 앱에 대환대출 서비스를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2금융권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저축은행은 1분기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인데, 유동성 방어는 쉽지 않고 연체율은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 대출 고객의 이탈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의 이동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소비자들은 플랫폼에서 금리가 낮은 순서대로 정렬된 상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기본금리 기준으로 정렬되는데, 이에 대한 불만도 나옵니다. 은행마다 대출금리를 책정하는 전략이 다른데, 기본금리를 비교적 높게 책정하는 대신 우대금리를 폭넓게 적용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우대금리를 조정하면 변동성에 대응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순으로 정렬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특히 기본금리순으로 정렬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 실제 적용받게 되는 금리와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황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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