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탄자니아서 천연흑연 25년간 75만t 조달
‘점유율 97%’ 중국 벗어나 다변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인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는 흑연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흑연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97%에 달하는 광물이다. 배터리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아프리카, 호주, 미국 등 다양한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인 탄자니아 소재 ‘파루 그라파이트’와 2차전지 음극재용 천연흑연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광산에 투자할 예정이며, 향후 25년간 총 75만t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게 된다. 이는 전기차 약 90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파루 그라파이트는 탄자니아에 ‘마헨지 흑연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량 기준 세계 2위의 대규모 천연흑연 광산으로 광산 수명은 25년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기간 동안 공급받는 천연흑연을 그룹 내 2차전지 소재 회사인 포스코퓨처엠에 납품할 계획이다.
배터리의 양극재는 충전용량과 평균 전압을, 음극재는 충전속도와 수명을 결정한다. 흑연은 배터리의 음극재에 들어가는 재료다.
천연흑연 공급망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광물 역시 중국산 비중이 높긴 하지만, 남미·동남아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생산되는 등 공급선을 대체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그러나 천연흑연은 채굴부터 제련까지 거의 모든 생산 과정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천연흑연 수입액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79.2%에서 올해 1~4월 97.5%까지 치솟았다.
최근 배터리 업계는 천연흑연 대신 인조흑연 비중을 높여 나가는 추세이긴 하다. 인조흑연은 자연산보다 내부 구조가 더 균일해 충전 효율과 배터리 수명을 끌어올리는 데 유리하다.
반면 천연흑연보다 2배가량 비싸고, 생산 과정에 이산화탄소도 더 많이 방출한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음극재를 생산할 때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혼합하는 방식이 주로 채택된다. 천연흑연의 저렴한 가격, 즉 경제성 때문에 배터리 업계의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천연흑연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각국의 법·제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온도 이달 초 미국 광물개발업체인 웨스트워터리소스와 음극재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다. 웨스트워터리소스는 미 앨라배마주 흑연 매장 지대 채굴권을 갖고 있으며, 광산 근처에 흑연 정제공장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호주의 광산 업체와 천연흑연 공급 협약을 맺은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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