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들어서면 냄새난다”…대구 이슬람 사원 논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드나잇 이슈]
“이슬람혐오 막아서자! 막아서자! 막아서자!”
◆이슬람 사원 앞에 등장한 돼지머리, 계속되는 갈등
29일 대구지역 정가에 따르면 대구 북구 대현동 일대에 이슬람교도 학생들이 모여든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번화가인 경북대 북문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라 경북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출신 이슬람교도 150여명이 학교와 가까우면서 임대료가 싼 대현동에서 지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이슬람교도 유학생들은 2014년 현 공사 부지의 주택을 매입해 7년간 기도처로 삼아 왔습니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기존 기도처가 냉난방에 취약하고 비좁아지자, 돈을 모아서 인근 필지를 추가 구입해 지상 2층에 연면적 245m² 모스크 다룰이만경북이슬라믹센터 증축을 추진했습니다. 바로 현재 논란이 되는 대구 이슬람 사원입니다. 관할인 북구청은 2020년 9월 사원 건축을 허가했고, 12월 3일 첫 삽을 떴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2021년 2월 수면 위로 떠오르며 본격화했습니다. 건물 2층 골조가 올라가고, 인근 주민들은 뒤늦게 사원을 건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대구 북구 대현동의 한 주민은 “지금까진 일부 유학생들의 삶이었지만 사원이 들어서게 되면 이 지역 전체가 이슬람교도들의 천지가 된다”며 “애당초 주택지역에 종교시설을 허가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차량·집기 등으로 공사 현장 봉쇄에 나섰습니다.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참수하는 이슬람교도는 당장 떠나라. 테러리스트들아 당장”, “이슬람은 사람을 죽이는 악마 종교다” 등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동네 곳곳에 내걸렸습니다.
◆홍준표 “이슬람도 종교다”…대구시 적극적으로 개입하나
이슬람 사원의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외부에서 이슬람교도 인구가 유입되고, 이슬람 관련 시설이 늘어나면서 동네 전체가 이슬람화·슬럼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슬람교도 학생들이 거주하면서 냄새와 소음 등 피해가 있었고, 사원 공사를 추진하면서 인근 주택 벽에 금이 가는 일도 있었다는 게 비대위의 입장입니다. 또 이미 대현동 한옥 주택에서 이슬람식 예배와 종교 행사 등으로 소음과 냄새 등으로 고통받아 왔다고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한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이슬람 신자는 약 11만명입니다. 한국인 이슬람 신자도 4만여명에 달하죠. 하지만 유독 대구에서 이슬람 사원이 논란이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구에 있는 이슬람 사원과 예배소는 7곳으로 개별 도시 단위로는 가장 많습니다. 이 중 대현동의 예배소를 제외한 나머지 6곳은 모두 공단 인근 상가건물 등에 있어 주민들과의 마찰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대현동 사원의 경우 주택가 한가운데 사원 신축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홍 시장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대구가 세계 속의 대구로 나가려면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모든 종교도 포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올린 다른 글에서도 “이슬람도 그냥 하나의 종교일 뿐”이라며 “서로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며 각자의 종교만 믿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홍 시장의 이번 언급으로 대구시가 양측의 대화를 통한 이슬람 사원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예측이 많습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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