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중이온가속기’ 전 구간 가동… 신물질 발견 첫걸음 뗐다

이진경 2023. 5. 2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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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000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RAON·라온)가 전체 구간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라온은 지난 23일 오전 11시33분 가속기 저에너지 전 구간에 대한 빔 가속과 빔 인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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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저에너지 빔 시운전 성공
1조5000억 투입… 착수 13년 만에
빔 입자 ‘빛의 속도’ 20% 수준 도달
빅뱅 규명·새 동위원소 발견 토대
반도체 등 소재·의료분야 혁신 기대
고에너지 구간 가속기 건설도 검토

1조5000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기초과학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RAON·라온)가 전체 구간 빔 시운전에 성공했다. 사업 착수 13년 만에 1차 목표에 달성한 것으로, 우주와 원소의 기원을 밝히고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라온은 지난 23일 오전 11시33분 가속기 저에너지 전 구간에 대한 빔 가속과 빔 인출에 성공했다. 라온에서 입자를 가속한 뒤 원하는 지점에서 빼내 사용자가 원하는 실험 또는 응용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온 시설 전경
추가적인 재현 실험을 통해 빔 에너지는 17.6MeV/u(핵자당 가속 에너지), 빔 전류는 21.3μA(마이크로 암페어, 시간당 빔 전하량)로 측정됐다. 입자의 속도는 빛의 속도(아르곤·진공 기준 초속 약 30만㎞)의 20% 수준에 도달했다. 김현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조성추진단장은 “시운전 목표를 15MeV/u, 20μA로 잡았는데, 이를 충족하는 결과가 나왔다”며 “빔 입자가 원하는 속도를 냈음을 보여준다. 가속기로서 가치가 있는 성능이 구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온은 우라늄 등 무거운 원소(중이온)를 가속해 표적에 충돌시켜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장치다. 국내 독자 기술로 1조5000억원을 투입해 2021년 말 구축을 완료한 국내 최대 기초과학 연구 프로젝트이다. 2010년 설계가 시작됐으며, 기술 부족과 사업 운영 미숙 등을 이유로 네 차례나 계획이 변경된 끝에 완공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속관 전단부(QWR 22기)의 빔 인출에 성공한 이후 지난 3월부터 후단부 가속관(HWR 102기)을 포함한 전체 초전도 가속관 124기에 대한 시운전을 수행했다. 연구소는 초진공, 영하 270도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면서 가속관별로 최적 가속 상태를 찾았고, 이번에 시운전에 성공했다.
중이온가속기에서 가속을 통해 입자끼리 충돌하는 것은 우주 초기 ‘빅뱅’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이를 분석하면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 이론적으로는 세상에 있을 것 같지만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희귀 동위원소가 발견될 수 있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원자의 중심에 있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중성자와 양성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어떻게 결합하는지도 알 수 있다. 과학적으로는 물질의 본질을 이해하고, 우주 생성 원리를 규명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원소를 이용한 반도체, 이차전지 및 항암 치료 등 소재·의료 분야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IBS는 시운전 결과를 토대로 가속시스템 성능 최적화 등을 진행한 뒤 내년 하반기 가속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희귀 동위원소 분석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속의 절반인 초속 15만㎞까지 가속할 수 있는 고에너지 구간 가속기 건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된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 가속기의 주요 장치와 설비의 목표 성능 구현과 정합성을 확인한 차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국제 공동 연구가 이곳에서 활발히 펼쳐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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