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개전 이후 최대 규모 키이우 공습
드론·미사일 100기 이상 발사
젤렌스키 “대부분 격퇴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연 이틀 동안 100기 이상의 드론(무인기)·미사일 공격을 쏟아부었다. 대반격을 예고한 우크라이나의 준비태세를 허물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29일 새벽(현지시간)부터 러시아군의 드론과 순항미사일이 키이우 상공을 날아와 도심지를 타격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이달 들어 15번째 공습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날 날아온 드론과 미사일 중 40여기를 격추했다고 했다. 별다른 피해나 사상자도 파악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키이우 건립을 기념하는 ‘키이우의 날’인 전날 새벽에도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대거 동원해 공격을 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방공부대가 드론 59대 중 58대를 격추했지만, 키이우 솔로스키 지역 한 주유소에서 추락한 드론 파편에 맞은 40대 남성이 숨지는 등 총 2명이 사망하고 최소 3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규모 면에서 이번이 가장 크고 강력했다”고 했다.
‘키이우의 날’은 5세기부터 동슬라브 문화 중심지 역할을 해온 키이우 건립을 기념해 1982년 제정됐다. 키이우 시민들은 전쟁 전 각종 거리공연과 불꽃놀이를 즐겼지만, 지난해와 올해 기념일엔 러시아군 폭격에 시달려야 했다. 러시아가 일부러 공습 시기를 기념일에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정례 연설에서 “이번 공격에 사용된 이란산 드론과 같은 무기로는 러시아의 통치자를 지킬 수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키이우의 생일을 망치려 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대부분 격퇴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그는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모든 도시는 오랜 기간 타 민족을 노예로 삼아온 러시아의 전제주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보통 정례 연설은 집무실 내부를 배경으로 진행됐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건물 밖 거리에서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렸다.
반면 러시아는 서방의 F-16 전투기 지원을 비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서방국가들이 불장난하고 있다”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러시아의 힘을 악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확실히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단계적 확전 행위”라며 “이런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분별력 있는 서방인들이 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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