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버스 샀다 2일간 35% 손실…판 종목들은 급등[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5.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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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 주도의 랠리를 지속하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5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순매도 규모도 다시 늘어나며 2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지난 25일 엔비디아 폭등으로 인한 반도체주 급등 직전에 반도체 3배 레버리지 펀드는 1억달러 이상 순매도하고 반도체주 3배 인버스 펀드는 대거 사들이는 안타까운 결정을 했다.

서학개미들은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올들어 빅테크주에 대해 전반적인 매도 포지션을 이어가고 있는데 빅테크주 랠리가 계속되며 너무 이른 차익 실현에 대한 후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7~23일 5거래일간 미국 증시에서 2억6155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지난 22~26일)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9%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1.7% 상승했다.

이같은 랠리에도 서학개미들은 추격 매수보다는 차익 실현을 택해 5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직전주까지 3주 연속 줄어들었던 순매도 규모는 다시 2억달러를 넘어섰다.

걱정스러운 점은 서학개미들이 지난 17~23일간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두번째로 많은 4969만달러 순매수했다는 점이다. 이 5거래일 동안 SOXS는 12.3% 급락했다.

게다가 SOXS는 엔비디아가 놀랄만한 수준의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시해 반도체주가 급등하며 25~26일 이틀 동안만 35.4% 폭락했다. SOXS를 지난 16일 종가로 17일에 매수해 26일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손실은 40.4%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지난 10~16일)에도 SOXS를 2606만달러 순매수했다. 이같은 급락 속에서 손절매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혹시라도 지난 10일에 SOXS를 매수해 26일까지 보유했다면 손실은 45.3%로 투자 가치의 절반 가량이 날라간 것이 된다.

서학개미들이 지난 17~23일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배 ETF(TMF)이다. 장기 국채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TMF는 서학개미들이 올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하지만 올들어 수익률은 마이너스 1.6%로 좋지 않다. 지난 3월 중순 은행위기로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더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따라 국채 가격이 급등(국채 금리 급락)했다가 지난 4월6일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TMF는 지난 4월6일부터 지난 26일까지 21% 급락했다. 5월 들어서만 15.2% 하락했다. 이는 부채한도 협상이 늦어지며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이 디폴트 전에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지을 것으로 보고 급락한 TMF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전망대로 부채한도는 상향 조정돼 미국의 디폴트는 피했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연준이 오는 6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TMF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나게 됐다.

서학개미들은 미국의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 펀드로 월 배당 상품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와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국채 ETF(TLT)도 1408만달러와 1404만달러씩 순매수해 직전주에 이어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 안에 올려 놓았다.

TLTW는 커버드콜을 써서 배당률을 크게 높인 ETF다. 커버드콜은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챙기는 전략을 말한다. TLTW는 국채 가격이 오를 때 TLT보다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국채 가격이 떨어질 때는 하락률이 덜하고 배당수익률이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마찬가지로 커버드콜 전략으로 하락 리스크를 줄인 월배당 상품인 JP모간 나스닥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Q)도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7~23일 동안 JEPQ를 세번째로 많은 1942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 내 고배당주에 투자하되 커버드콜로 편입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덜하도록 설계됐다. 기술주 비중이 높아 지금과 같은 기술주 랠리 때 일반적인 배당 펀드보다 시세 차익이 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얼티 인컴도 873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여 월 배당 상품의 인기를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서학개미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붐에 올라탈 수 있는 글로벌 X 로보틱스 인공지능 ETF(BOTZ)가 1859만달러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에 올랐다.

반도체주 상승을 정확히 예측한 투자자들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투자도 돋보였다. 마이크론은 1116만달러 매수 우위로 이례적으로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서학개미들이 빅테크주 매도를 계속하는 가운데 아마존은 919만달러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이미 많이 오른 기술주가 더 질주할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한 듯 기술주에 대해 '팔자'를 계속했다.

지난 17~23일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기술주가 아닌 것은 SPDR 블룸버그 만기 1~3개월 단기 국채 ETF(BIL)뿐이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1억4918만달러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동안 SOXL은 12.4%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고 매도했겠지만 SOXL은 그 다음날인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35.2% 폭등했다.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테슬라였다. 이 기간 동안 테슬라는 929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을 1158만달러 순매도한 것까지 포함하면 테슬라에 대한 매도 우위도 1억달러가 넘는다.

테슬라가 지난 19일 180달러를 넘어서자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슬라는 지난 26일 190달러까지 넘어섰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2477만달러를 순매도한 엔비디아는 24일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로 25~26일 이틀간 27.5% 급등했다. 서학개미들이 1123만달러 순매도한 AMD도 덩달아 이틀간 17.3% 올랐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6125만달러 순매도하고 애플(5944만달러)과 양자 컴퓨터회사인 아이온큐(1501만달러), 알파벳 클래스A(1138만달러)에 대해서도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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