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한바퀴] 산불 키우고 오염물질 내뿜는다‥처리 시급한 군 진지 폐타이어

김민욱 2023. 5.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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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국내에는 군사 목적으로 진지 구축을 위해 재사용된 폐타이어가 많습니다.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이 우려될 뿐 아니라 최근에는 산불이 잦아지면서 이 폐타이어가 불에 탈 경우 불길이 더 커지고 오염물질이 다량 배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처리가 시급한 우리나라 산과 해안의 폐타이어들을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11일, 강릉 경포호 인근에서 발화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바다 쪽으로 빠르게 번져갑니다.

불은 숲이 끝나는 바닷가에서 잦아들 듯하더니 다시 한번 시뻘건 화염이 솟구치면서 시커먼 연기까지 피어오릅니다.

검은 연기를 내뿜던 언덕에 올라가 봤습니다.

긴 통로를 따라 흙 둔덕마다 아치형 흔적들이 줄지어 남아있습니다.

군사용 해안 진지를 쌓는 데 쓰였던 폐타이어가 산불에 모두 녹아버린 겁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산에) 불에 탈 수 있는 물질이 있다면, 이렇게 불을 훨씬 더 키우고 불의 힘을 아주 증폭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합성수지로 만든 타이어는 같은 무게의 석탄보다 최대 1.5배나 많은 열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한번 불이 붙으면 불을 더욱 키우고 그만큼 끄기도 어려울 수밖에 없어서, 지난 3월 대전 타이어 공장 화재 때도 완전 진화에 나흘이나 걸렸습니다.

게다가 타이어가 녹아 흘러내리면 토양과 하천, 지하수를 오염시킵니다.

또 불에 타면서 공기 중에 발암물질인 유기과산화물을 뿜어냅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유기과산화물은) 피부에 직접 접촉을 하면 또 피부염을 유발시킵니다. 또 눈에도 손상을 주기 때문에 아주 인체에 위험한 물질이라고 볼 수 있고요."

문제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군 진지가 전국의 산마다 널려있는 데다 타이어가 얼마나 남아있는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서울 김포공항 인근의 개화산.

"산에 오자마자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란 팻말이 보이네요. 그리고 그 뒤로 긴 폐타이어로 만들어진 진지가 보입니다. 작은 나무들이 곳곳에 자라고 있어가지고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시설 같아요."

산 깊숙한 곳에는 버려진 폐타이어 더미도 발견됐습니다.

환경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 불이 난다면 진화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군사 목적상 진지는 필요하지만, 개화산에 주둔했던 일부 부대가 떠난 뒤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김영준/서울 개화동] "(개화동에) 한 40년 정도 거주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군사적인 움직임이 전혀 없었습니다."

군은 수십 년간 폐타이어를 진지 구축에 활용해 오다, 지금은 환경오염 우려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설치한 폐타이어 수거는 지지부진합니다.

국방부는 매년 수거 계획을 수립해 진지 보수 시 폐타이어를 수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현황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강재훈 /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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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위동원, 강재훈 / 영상편집 : 안준혁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841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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