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기세 이어받아… 무패행진 아우들 “에콰도르 나와”

한국 대표팀, U-20 월드컵 조 2위로 16강 진출
16강행 조기 확정된 김은중호
문현호 선방쇼… 감비아에 비겨
FIFA 대회 5연속 조별리그 통과
6월 2일 ‘강호’ 에콰도르와 격돌
지난 폴란드 대회 4강전서 이겨
金감독 “색깔있는 강팀… 준비 철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형님들의 기세를 아우들이 이어갔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한 U-20 대표팀이 ‘무패’로 조별리그 문턱을 넘어섰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일찌감치 본선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체력을 안배하며 기분 좋게 16강을 맞게 됐다. 대표팀은 이제 16강에서 에콰도르를 넘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대회의 감동을 재연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김은중호는 29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감비아와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별리그에서 거함 프랑스를 2-1로 격파하고 온두라스와 2-2로 비겼던 한국은 감비아전과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태였다.

“파이팅!” 한국 U-20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9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감비아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해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에 김 감독은 감비아전에 체력안배를 고려한 전술을 준비했다. 26일 온두라스와 2차전에 나섰던 선수 중 이영준(김천 상무)과 이승원(강원FC), 강성진(FC서울), 김지수(성남FC)를 제외한 7명의 선수를 바꿔서 출전시켰다.

감비아는 경기 내내 대표팀 골문을 힘차게 두들겼다. 하지만 백업 수문장인 문현호(충남 아산FC)를 넘지 못했다. 감비아는 16개의 슛 가운데 5개를 골문 안쪽으로 보냈지만 모두 문현호 선방에 막혔다. 후반 21분 문현호가 쳐낸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앞에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대표팀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감비아는 2승1무(승점7)로 F조 1위에 올랐고, 대표팀은 1승2무(승점5)로 조 2위로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준우승)△브라질 U-17 월드컵(8강) △2021년 도쿄 올림픽(8강·국제올림픽위원회 주최, FIFA 주관) △2022년 카타르 월드컵(16강)에 이어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연속으로 5차례 조별리그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에 대표팀과 함께 출전한 아시아 국가인 이라크와 일본은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체력적 안배를 위해 그동안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로 라인업을 짰다”며 “후반에 들어간 선수들은 다음 경기에 대비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려고 해 순차적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2일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16강에서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를 상대한다. 에콰도르는 16강에 나선 팀 중 그나마 수월한 상대라는 평가다. 조 1위 감비아는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맞댄 우루과이를 만난다. 대표팀은 에콰도르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끌었던 U-20 대표팀은 지난 폴란드 대회 4강전에서 에콰도르에 1-0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당시 전반 39분 프리킥 키커로 나선 이강인(마요르카)이 찔러준 절묘한 침투 패스를 최준(부산 아이파크)이 받아 결승 득점을 올리며 대표팀은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바 있다.

김 감독은 “토너먼트에 올라온 팀들은 저마다 색깔이 있는 강팀”이라며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