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시 명인 아오키 도시카쓰 “초밥 밥알 개수 딱 정해진 원칙 없어… 샤리·네타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죠”

김수미 2023. 5.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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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생선 초밥)에 밥알이 몇 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샤리(단촛물로 간한 밥)와 네타(샤리 위에 얹는 재료)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스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는 '샤리와 네타의 밸런스'를 꼽았다.

아오키 셰프는 "일본에서도 오마카세가 인기여서 거의 모든 일식당이 오마카세를 한다"면서 "제철 식자재와 그날 공수한 가장 좋은 식자재로 구성하면서 고객에게 산지 등 음식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많이 해 준다. 스시 카운터에서는 고객과의 일대일 호흡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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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 맛보게 스시 작아지는 추세
각종 숙성법 진화 네타 종류도 다양화
젊은 셰프들 연구·도전이 트렌드 바꿔
부친 이어 긴자 스시집 37년째 운영 중
미적 감각 안 잃으려 그림·잡지 찾아봐
日도 韓처럼 오마카세·와인 페어링 인기

“스시(생선 초밥)에 밥알이 몇 개여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샤리(단촛물로 간한 밥)와 네타(샤리 위에 얹는 재료)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합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이 “초밥 한 개에 들어가야 하는 밥알은 낮에는 밥으로 먹기 때문에 320알, 저녁에는 술안주로 먹기 좋게 280알이 있어야 정석”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던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생전 일화로 알려졌다.
아오키 도시카쓰 오너셰프. 이제원 선임기자
도쿄의 명품 거리 긴자의 대표 스시집 중 하나인 ‘스시 아오키’의 오너셰프 아오키 도시카쓰(靑木利勝·59)에게 스시 만들 때 엄격한 원칙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선대 회장은 스시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 잘 알았으니 (샤리의) 적정량을 물어보다가 나온 얘기일 것 같다”면서 “네타 크기에 따라 샤리의 사이즈를 맞추는 것이고, 그건 셰프의 경험과 감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오키는 에도마에(도쿄식) 스시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거듭하는 스시야(스시 전문점)로, 미슐랭 1스타를 4년 연속 받기도 했다. 아오키 셰프가 스시 명인인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아 2대에 걸쳐 37년째 운영 중이다. 서울 신라호텔 뷔페 파크뷰에서 스시 아오키의 맛을 선보이기 위해 방한한 아오키 셰프를 지난 24일 만났다.

스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는 ‘샤리와 네타의 밸런스’를 꼽았다. 아오키 셰프는 “네타는 너무 차지 않게 상온을 유지했다가 쥔다”며 “샤리의 밥알은 최근 단단하게 만드는 추세인데, 고슬고슬한 밥알을 적당히 쥐어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게 하는 기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샤리를 쥐는 방법과 스시 크기는 셰프마다 다르다. 키 186㎝ 장신으로 유도 선수였던 그는 중지와 약지 두 손가락으로 강약을 조절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스시 크기가 작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여러 가지 종류의 스시를 먹어 보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스시 장인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도쿄 긴자에서 ‘스시 아오키’를 운영하는 아오키 도시카쓰 오너셰프는 “아버지에게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은 ‘아름다운 것에 집착하라’였다”면서 “미적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박물관과 전시회를 자주 다니고, 라이프 스타일 잡지도 여러 권 구독해 챙겨 본다”고 말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네타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도 눈에 띄는 트렌드다. 갈치 등 기존에 가정에서 구이용으로만 쓰던 생선들이 네타로 쓰이기 시작했다. 아오키 셰프는 “해외에서 재료를 공수해 오기 쉬워지고, 젊은 셰프들이 네타에 맞춰 드라이에이징(Dry aging: 일정 온도에서 공기 중에 노출해 자연 숙성시키는 기법) 등 다양한 숙성법을 많이 시도해 신선도가 잘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생선이 상온에 있으면 상한다고 해 빨리 만들었지만, 지금은 상온에서도 적당한 숙성을 통해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이 역시 젊은 셰프들의 연구와 도전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한국에서 최근 젊은 세대에게 오마카세(맡김 상차림)가 비싼 가격에도 인기다. 아오키 셰프는 “일본에서도 오마카세가 인기여서 거의 모든 일식당이 오마카세를 한다”면서 “제철 식자재와 그날 공수한 가장 좋은 식자재로 구성하면서 고객에게 산지 등 음식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많이 해 준다. 스시 카운터에서는 고객과의 일대일 호흡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오키 도시카쓰 오너셰프. 이제원 선임기자
한국 일식당은 일본 스시와 어떻게 다를까. 아오키 셰프는 “한국은 고급 일식당일수록 일본 전통을 더 많이 따르려고 하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일본 식자재를 사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국내산을 활용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샴페인이나 와인과 스시의 페어링도 유행이다.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이 있는 스시 아오키의 셰프도 이번 신라호텔 행사에 함께 왔다. 아오키 셰프는 “흰살 생선은 주로 샤르도네, 그중에서도 기름기가 많은 흰살 생선은 비오니에, 등 푸른 생선은 슈냉 블랑, 조개류는 소비뇽 블랑, 참치는 피노 누아르와 잘 어울린다”고 소개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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