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리블 후 결승골' 고영준이 직접 설명하는 득점 상황..."컷백 내주려고 봤는데..." [포항톡톡]

정승우 2023. 5. 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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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정승우 기자] "'마무리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슈팅 때렸다."

포항 스틸러스는 29일 오후 4시 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5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맞붙어 1-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 좀처럼 전북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던 포항은 후반 22분 터진 고영준의 결승 골로 승점 3점을 따냈다.

경기 종료 후 고영준은 "창단 50주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 팬분들이 많이 와주셨다. 결과로 보답드릴 수 있어 기쁜 날"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결승 골을 터뜨린 고영준은 이후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이에 그는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다쳐본 적이 없다. 종아리에 찌릿한 느낌이 들어 안 좋다고 생각해 나왔다. 심각해 보이진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는 포항의 창단 50주년 기념 경기이기도 했다.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여러 구단 레전드가 경기장을 찾았다.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이 되는 고영준은 황선홍 감독에 대해 "오신다는걸 알고는 있었다.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하던대로 하자' 생각하고 나갔다. '오시니까 잘해야지' 생각은 없었다. 하던대로 하니 잘 됐다"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어 그는 "아시안게임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대표팀에 갈때마다 최선을 다했다. 황선홍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뽑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해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고영준은 역습 상황에서 패스 대신 슈팅을 선택했고 이는 결승 골로 이어졌다. 고영준은 "돌파를 하고 난 뒤 (이)호재 형을 주려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수비가 자리를 잡았다. 컷백을 내주려 봤더니 선수가 없었다. '마무리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슈팅 때렸다"라며 득점 장면을 직접 설명했다.

고영준은 이어 "전반부터 기회가 있었지만, 다 안 들어갔다. 못 해결하면 위기가 오고 밀릴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골이 들어가고 잘 마무리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영준은 "커리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작년보다 시즌 시작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독님도 믿어주시기 때문에 좋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다 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골을 이렇게 많이 넣을 줄 몰랐다. 찬스를 놓치지 말자는 생각은 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이 넣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기동 감독의 칭찬은 없었을까. 그는 "슈팅 훈련에서 잘 못 넣어서 감독님께서 칭찬보다 피드백을 하나하나 해주신다. 저번 경기 종료 후 감독님께서 '옆에서 사람들은 찬스를 놓쳐도 좋은 말만 해줄 수 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씀해주셨다. 크게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고영준이 카트를 타고 교체될 때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큰 소리로 응원을 보냈다. 고영준은 "카트 타고 나가면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처음 당해보는 부상이라 당황해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 환호해주셨다니 감사하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포항 경기를 봐온 고영준은 "50주년 기념 경기에서 제가 골을 넣고 승리했다는 점이 신기하다. '이만큼 나이를 먹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명예의 전당' 욕심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팀에 레전드로 남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아직 먼 미래다. 그걸 생각하기보다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하다보면 그렇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화려했던 득점에 비해 다소 밋밋한 세레머니였다. 고영준은 "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세레머니 준비도 안 한다. 넣고 생각나는 대로 한다. 그런걸 준비하면 말리는 것 같아 안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레머니의 의미를 묻자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냥 너무 좋아서..."라며 웃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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