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노동자 쉼터 여전히 제자리걸음…쉴 곳은 오토바이 의자 위뿐

2023. 5. 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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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지난 팬데믹 시기 배달 많이 이용하셨죠. 라이더처럼 특고직 노동자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이동노동자들 쉼터가 있기는 한데, 여전히 문제점이 지적됩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날씨가 부쩍 더워진 요즘 열기가 올라오는 도로 위를 배달 노동자가 달립니다.

음식물을 전하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면 금세 온몸이 땀에 젖습니다.

배달을 한 뒤 이동노동자 쉼터를 찾아보지만, 가까운 곳에 있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 스탠딩 : 김세희 / 기자 - "지자체에서 마련한 이동노동자 쉼터는 전국에 약 40여 개가 되는데요, 서울과 경기도에 몰려 있어 다른 곳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있는 쉼터들은 건물 2층이라 배달 노동자들은 가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전성배 /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장 - "저희가 이동수단을 가지고 다니잖아요. 주차 문제가 있겠죠. 사실 배달이 24시간이잖아요. (쉼터가) 너무 일찍 마쳐버리거든요."

실제 서울의 쉼터는 7개 정도로 대부분 다른 직군이 주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마땅한 쉼터가 없으면, 쉴 곳은 운전하던 오토바이 위나 야외 공원뿐.

▶ 인터뷰 : 전성배 / 라이더유니온 서울지부장 - "(비하 표현으로) 비둘기라고 많이 부르거든요. 공원이나 상가 앞이나 배달이 좀 없는 시간에 대기하면서 콜을 이제 쪼고 있다고요."

특히 코로나가 끝나면서 배달 주문량이 줄어 거리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 인터뷰 : 주성중 / 배달 노동자 - "(배차를 못 받아서) 한 시간 동안 바깥에 서 있다든지 콜 끊긴 현상이 자꾸 생기고, 바깥에서 이제 진짜 쉬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쉼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고 서울시가 작년 겨울 캠핑카를 개조한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시범운영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중단된 상황.

올해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은 작년보다 10억 원 넘게 줄었습니다.

시는 이동노동자들이 자주 활동하는 지역에 '찾아가는 쉼터'를 한시적으로라도 다시 늘리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는 작년 12개의 쉼터를 13만여 명이 이용했는데, 그중에서 고양시 장항동의 컨테이너 간이 쉼터 이용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간이 쉼터는 건물에 있는 거점 쉼터보다 접근성 좋고 비용도 덜 들어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최근 파주에 간이 쉼터를 신설한 데 이어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인터뷰 : 이병훈 / 중앙대학교 사회학 교수 - "필요한 휴식을 잘 갖춰야 안정적으로 일하고, 휴게권이 제대로 보장이 되려면 공간이 확보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더위를 뚫고 달리는 이동노동자들은 배달 후에도 쉴 공간을 찾아 또 달려야 하는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뜁니다.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취재: 조영민 기자·안지훈 기자 영상편집: 김상진 그래픽: 박영재·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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