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경기 연말 갈수록 회복…하반기 中 수요 가시화"

하상렬 2023. 5. 2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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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면서 1분기 경상수지 적자를 11년 만에 기록했다.

2분기에도 반도체 경기의 뚜렷한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 중국 측 수요 회복에 힘입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변동성이 다른 주요국보다 큰 만큼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진폭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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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발표
반도체 수출 작년 8월 이후 내리막…4월 -40.5%
스마트폰 비중 44% 시산…"中 수요 개선 전망"
"AI 서비스 확대, 서비용 반도체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우리나라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면서 1분기 경상수지 적자를 11년 만에 기록했다. 2분기에도 반도체 경기의 뚜렷한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 중국 측 수요 회복에 힘입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이데일리DB
반도체 수출, 작년 8월 이후 내리막 계속

한국은행은 29일 ‘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출금액이 지난해 8월 전년동월 대비 감소로 돌아선 이후 최근까지 큰폭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국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금액은 지난해 4분기 -24.5%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39.2%, 4월 -40.5%로 하락세를 보였다. 품목별론 메모리 반도체가 비메모리보다 더 크게 감소했고, 지역별로는 중국과 베트남, 미국 등 주요 수출국 대부분에서 감소폭이 컸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서버용’이 글로벌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최근 주요 빅테크 기업이 실적 악화와 경기 불확실성 등에 대응한 데이터센터 투자지출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메모리는 ‘모바일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스마트폰 수요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펜데믹 기간 늘어났던 스마트폰 판매가 지난해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출처=한국은행
“하반기 中 수요 회복…반도체 경기 완화시킬 것”

한은은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회복의 관건은 글로벌 스마트폰 소비 회복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조사국 시산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스마트폰 수요(44.0%)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서버(20.6%)와 PC(12.7%)의 수출 비중이 그 뒤를 따랐다.

한은 조사 결과 스마트폰의 경우 지역별로 미국(9.1%)과 중국(9.0%)이 가장 큰 수출 비중을 보였다. 한은은 미국은 팬데믹 기간 중 스마트폰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고금리 영향 등으로 향후 크게 확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중국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규환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지난해 봉쇄조치 영향으로 중국의 스마트폰 소비는 부진했지만, 리오프닝 이후 시차를 두고 점차 회복되면서 반도체 경기 부진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소비가 나타날 수도 있고, 서비스에서 상품 쪽으로 소비 심리가 돌아설 수 있어 연말로 갈수록 스마트폰 소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마트폰 재고도 많이 소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반기부터 수요가 가시화되지 않을까 한다”고 부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5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경기의 저점은 올 4분기로 보고 중국 경기는 하반기 살아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버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 등으로 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완만히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서버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의 수출도 개선될 수 있다는 셈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이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변동성이 다른 주요국보다 큰 만큼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진폭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국내 반도체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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