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人문화] 경영만하다 콘텐츠 디렉터까지… "7월 예술축제, 워터파크보다 재밌을것"

박은희 2023. 5. 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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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경영학 전공한 비즈니스맨
아티스트 성장부터 산업까지 확장
"어반브레이크가 저의 제2인생이죠"
7월 450명 3000점 이상 작품 선보여
"젊은작가들 경제자립 플랫폼되고파"
장원철 어반컴플렉스 대표가 오는 7월 예정된 어반브레이크 2023에 참여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장원철 어반컴플렉스 대표가 오는 7월 예정된 어반브레이크 2023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어반브레이크' 기획 장원철 어반컴플렉스 대표

'도시'라는 전시 공간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모든 예술 장르를 포괄하는 아트 플랫폼인 어반브레이크가 올해로 4회를 맞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에도 1만5000명이 다녀갔고, 해가 거듭할수록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며 지난해엔 5만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3년만에 '힙하고 핫한' 예술 놀이터로 자리잡았다. 그라피티와 웹툰 등 하위문화(서브컬처) 중심의 예술장터(아트페어)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영역의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끼와 가능성을 펼치고 성장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어반브레이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미디어와 결합된 IT사업을 해오던 장원철(50·사진) 어반컴플렉스 대표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어반브레이크를 기획하게 됐다. 미술이라는 시각예술 분야가 디지털로 확장되기에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음에도 예술 안에 한정돼 있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젊은 작가들이 놀 수 있는 마당이 필요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서울 용산구 어반컴플렉스 사옥에서 만난 장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줄곧 비즈니스맨으로만 살다가 이제 콘텐츠 디렉터로서 아티스트를 성장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으니 어반브레이크가 저의 제2의 인생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티스트 개념은 광의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그들의 콘텐츠가 다양하게 확대되면 시너지가 나타나 산업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어반브레이크를 통해 확보된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계획해왔다. 고민 끝에 지난해까지 1년에 한 번 개최하던 행사를 올해부터 2회로 늘리고, 전시 이후에도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동안 투자를 아주 많이 했거든요. 아티스트들과 신뢰가 쌓이면서 플랫폼을 차츰차츰 넓히다 보니 가능성이 가시화돼 이 시장을 끌고 가는 리딩 플랫폼이 될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이번에 웹툰 '외모지상주의'로 유명한 박태준 작가와 계약을 했어요. 웹툰 작가로서는 소속사와 함께 하지만, 시각예술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건 어반브레이크와 손을 잡겠다고 한 거죠."

어반컴플렉스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셜벤처기업' 인증도 취득했다. 장 대표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젊고 참신하고 열정적인 아티스트들의 성장 플랫폼이 돼 경제적 자립 기반도 만들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환경과 관련된 어젠다를 끊임없이 던지는 '아트 포 투모로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예술이 지속 가능한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어반브레이크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모두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는 서약서를 쓴다.

어반컴플렉스는 오는 7월 13~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어반브레이크를 개최한 후 12월에 부산에서 확장된 이미지의 '어반브레이크 엑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공모를 통해 출품한 작품을 소개하는 오픈콜 25명, 초청 25명, 갤러리 통한 참가 400여 명 등 450여 명의 작가가 함께 한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작가와 디렉터도 10여 명이다. 약 130개의 부스에서 3000점 이상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아트페어의 수익 대부분은 부스 대여료인데, 어반브레이크는 부스 비용을 작가에게 지우지 않는 시스템을 원칙으로 한다. 장 대표는 "특히 오픈콜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실력이 저평가되거나 소외된 작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나이 제한 없이 선발한다"고 말했다.

"젊은 감성의 작가들이 오픈콜의 문을 두드려요. 그들의 작업과 열정을 저희가 심사하죠. 새로운 시도인지, 젊은 세대와 호흡 가능한 창의성이 있는지 등을 봅니다. 이번에 참여하는 작가 중 60세가 넘으신 분도 있어요. 아이패드로 드로잉을 하시는데 감각이 아주 뛰어나요."

장 대표는 "오픈콜과 추천 비율을 60%로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하느냐에 대한 딜레마가 있었는데 올해는 다양한 기업들이 저희의 철학에 공감을 했다"며 "현대백화점, 현대카드, SK텔레콤, 현대자동차, LG생활건강, 포스코 등이 후원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워터파크보다 재미있는 예술 축제'로 꾸며진다. 축제 콘셉트의 공간 기획과 6개의 특별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구성했다. 특히 아트토이 작가로 유명한 카우스(브라이언 도넬리)의 컬렉션 특별전은 AR(증강현실) 기술과 결합해 현실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 힙합 5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아트 오브 힙합', 미국 시크릿월 팀과 함께하는 라이브 그라피티 배틀, AI(인공지능) 뉴캔버스, 박태준 작가의 '외모지상주의전' 등이 있다.

장 대표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AR 소셜미디어 기업 알비언과 협력해 AR 전시를 한다"며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체험하는 새로운 혁신으로 아주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어반브레이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해외 파트너와의 사업 계획도 구체화할 예정이에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등과 얘기를 하고 있어요. 어반브레이크라는 브랜드로 한국에 있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성장하고, K-아트와 K-컬처가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싶거든요. 빠르면 내년에 가능할 것 같아요."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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