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조합 찾는 임종룡 "우리는 동반자"
"이사진이 우리금융 새 이정표"
M&A·영업 분야 '원 팀' 강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원팀'을 꾸려갈 차기 우리은행장 자리에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가 최종 낙점됐다.
조 후보는 오는 7월 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직후 공식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출발 시간까지는 한 달 남짓 시간이 남아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에는 분초를 다퉈 계획하고 조율하고 추진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금융계에서는 외부출신 임 회장과 내부 출신 조병규 후보자가 완전체를 구성해 일으킬 새 바람에 주목하고 있다.
◇자추위 "우리금융 도약의 최적임자"=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지난 26일 조병규 대표를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자추위에 따르면 조 내정자는 기업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과 호흡을 맞춰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추위는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을 '영업력'에 최우선적으로 뒀다"면서 "조 후보는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과 경력을 갖추고 있고,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과 비전을 갖추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1965년생인 조병규 후보는 서울 관악고, 경희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2년 1월 우리은행의 전신인 옛 상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2014년 대기업심사부장, 2017년 강북영업본부장을 거쳐 2022년 기업그룹 집행부행장을 담당했다. 조 후보자는 본점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근무 시에 전 은행 핵심성과지표(KPI) 1위와 2위(2013~2014년)를 각각 수상하며 영업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그는 이 덕에 우리금융그룹에서 '자회사 대표 출신 첫 행장'이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명가부활? …조병규의 과제는=이처럼 '기업통'으로 업계 안팎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조 후보는 7월 3일 공식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공식 취임까지 한 달 여 남았지만 조 내정자가 떠안은 과제가 적지 않다. 임 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맞잡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일단 영업력 강화를 통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키워야 한다. 우리은행은 '이자장사'를 한다는 굴레를 쓰고 있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90%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에서 우리은행의 이자이익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기준 비이자이익 비중은 하나은행이 13.6%, 국민은행이 12.7%, 신한은행이 11.6%, 우리은행이 10.3%였다.
연체율 증가에 따른 우려도 잠재워야 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 연체율은 0.33%로 지난해 말보다 0.08%포인트(p) 올랐다.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0.28%로 은행권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해 0.06%p 상승한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형 키우기도 조 후보자의 당면 과제다. 임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줄곧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룹의 맏형 격인 우리은행은 다른 금융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높여 M&A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창출의 기반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우리금융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다. 은행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올 1분기 우리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86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음에도, 순이익 기준 우리금융(9113억원)의 순위는 5위로 밀려난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임종룡…"우리는 동반자"=임 회장은 지난 26일 은행장 선임프로그램 종료 후 은행장 후보자 4명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조 후보자와 함께 1차 후보자(롱리스트)로 선정된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이 참석했다.
임 회장은 "후보자들께서 업무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감사를 드린다"면서 "서로 존중하며 공정하게 경쟁해주신 덕분에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 계신 네 분 모두는 저와 함께 우리금융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라며 "오늘 함께 찍은 사진(위 사진)이 우리금융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유산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3월 24일 우리은행장 후보군 롱리스트 4명을 확정하고 지난 2개월 동안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왔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추위에서 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을 선임했던 기존 절차와 달리 은행장 선정프로그램을 마련해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검증 절차를 밟는다. 해당 프로그램은 △(1단계) 외부전문가 심층면접 △(2단계) 평판조회 △(3단계)업무역량 평가를 통한 숏리스트 2명 선정 △(4단계)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 확정으로 구성됐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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