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바드르 버르세이드 GPMF 회장 | “韓, 사우디의 검증된 파트너…수십조 프로젝트 수주 기회 많다”

김우영 기자 2023. 5. 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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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드르 버르세이드 GPMF 회장 사우디 킹파하드 석유광물대 기계공학, 현 아람코 마잔·줄르프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총괄, 현 PMI 사우디 지부 회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는 국가 개조 프로젝트인 이른바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미래형 첨단 제조 국가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 주도로 10여 개의 기가(초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홍해 인근 황야에 5000억달러(약 669조7500억원)를 들여 짓고 있는 스마트 도시 ‘네옴(NEOM)시티’가 대표적이다. 프로젝트마다 조 단위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전 세계 기업이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도 이미 수주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6월 12일(이하 현지시각)부터 13일까지 양일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GPMF(Global Project Management Forum)는 사우디 진출의 마중물 같은 포럼으로 평가받는다. 운용자산만 800조원에 달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는 세계 최대 해수 담수 기업인 사우디해수담수청(SWCC)과 사우디 교통물류부 등 기가 프로젝트 주요 발주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 앞에서 포럼 참가 기업은 기업별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기술을 선보일 수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바드르 버르세이드(Badr Burshaid) GPMF 회장은 “1970년대에 한국은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국가”라며 “비전 2030으로 제2의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사우디에서 많은 한국 기업이 기회를 찾았으면 좋겠고, GPMF가 이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GPMF 현장. 사진 GPMF

GPMF는 어떤 행사인가.
“GPMF는 다양한 프로젝트 관리 분야의 글로벌 이해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전 세계 기업이 프로젝트 관리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사우디 기가 프로젝트 수주에 관심 있는 기업이라면, GPMF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GPMF에는 SWCC 등 기가 프로젝트의 주요 발주처들이 참가하는데, 이들에 대규모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전문성을 선보일 수 있다.”

GPMF를 홍보하기 위해 방문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들었다.
“사실이다. 우선 사우디와 한국 간 강력한 역사적 관계 때문이다. 두 나라는 오랜 기간 경제와 문화적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사우디의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또 고품질의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준다는 평판이 있다. 일례로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은 단 한 번도 주어진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데 실패한 적이 없었다. 품질은 물론이고,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에 프로젝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한국에 GPMF를 홍보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 지금 사우디에선 네옴시티 같은 두 번째 ‘인프라 건설 붐’이 일고 있다. 검증된 파트너인 한국 기업들이 다시 한번 사우디에 와주길 희망한다.”

개인적으로도 한국과 인연이 깊다고.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고향 코바르(Khobar)의 인프라 개발 공사를 맡았던 나라가 바로 한국이었다. 당시 코바르에 온 한국 기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효율적이고 능숙한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코바르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당시 한국 기업의 헌신과 노력으로 코바르 지역 사회가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었다. 사우디 국민과 코바르 주민을 대표해 조국과 고향의 인프라 구축에 큰 역할을 해준 한국 기업들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GPMF에 어떤 한국 기업들이 참가하길 희망하나.
“프로젝트 관리와 기술 혁신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기업들이 참가하면 좋다. 한국의 테크 기업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반도체, 가전제품, 통신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이들의 프로젝트 관리 능력과 기술 혁신에 대한 전문성을 GPMF에서 공유할 수 있다. 고품질 작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한국의 건설사, 프로젝트 관리에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의 IT 서비스 기업, 한국의 우수한 경영 전략 컨설팅 기업도 GPMF에 참여해 다른 해외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프로젝트 관리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할 수 있다.”

사우디 기가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한 분야는.
“사우디에선 비전 2030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재생에너지 분야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태양광 40(기가와트), 풍력 16를 포함해 총 58.7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총투자액만 약 500억달러(약 66조9750억원)로 추산된다. 태양광 및 풍력발전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한국 기업이라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석유화학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 수출국인 사우디에선 지금 (샤힌 프로젝트 등) 대규모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1억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총투자액은 약 1000억달러(약 133조9500억원)로 추산된다. 석유화학 제조 및 관련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한국 기업들엔 큰 기회다.”

다른 분야는 어떤가.
“정보통신(ICT)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있다. 사우디의 정보통신 시장은 통신 인프라, 데이터 센터, 스마트시티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향후 10년간 스마트시티 개발에 5000억달러(약 669조7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통신 인프라 개발, 데이터 센터 구축, 스마트시티 기술에 전문성이 있는 한국 기업들에 상당한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사우디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앞으로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공연장과 테마파크를 여럿 건설할 계획인데,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총투자액은 약 640억달러(약 85조7280억원)로 추산된다.”

중동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갖고 있는 사우디의 헬스케어 분야는 어떤가.
“사우디의 헬스케어 분야 역시 한국 기업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사우디의 의료 시장은 2020년 기준 500억달러에 달한다. 사우디 정부도 총 130억달러(약 17조4135억원)를 투자해 전국에 11개의 새로운 의료 도시와 40개의 병원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의료 인프라 개발, 의료 기기 제조, 의료 서비스 제공에 전문성이 있는 한국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다.”

사우디 기가 프로젝트에 참가를 원하는 한국 기업에 조언한다면.
“우선 프로젝트 관리 전문성을 키워라. 기가 프로젝트는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고 PMI(Project Management Institute)의 프로젝트 관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 사우디에서 사업을 수주한 한국 기업 대다수가 관련 자격증을 갖추고 있었다. 아울러 기가 프로젝트에는 여러 이해 관계자가 참여한다. 한 기업이 프로젝트의 모든 측면을 처리하기 어려운 만큼, 상호 보완적인 전문성을 가진 다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또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빌딩 정보 모델링(BIM),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활용에도 집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한국 기업들이 기가 프로젝트에서 성공하려면 현지 시장을 잘 이해하고 현지 이해 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조언을 따른다면 한국 기업은 기가 프로젝트에서 성공 가능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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