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충일 행진 선두에 한국전 참전 노병
故스토리 상병 유해, 고향으로
"사람들에게 내가 한국전쟁에 몸을 던졌던 해병대원이었다고 알릴 때 다시 입대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제 내가 행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참전용사다."
지역 매체 'TAPinto' 등에 따르면 미군 참전용사 피어슨 버턴(91)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열리는 펜실베이니아주 도일스타운 카퍼레이드를 이끌게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몇 해 전 고향 펜실베이니아로 돌아온 그는 매년 메모리얼 데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시장과 함께 카퍼레이드 선두에 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버턴은 19세였던 1951년 친구들과 함께 해병대에 입대했다. 버턴은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 강도에 놀라 헤엄쳐 탈영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고된 과정을 모두 끝마치고 1953년 38도선 인근 전선에 배치됐다. 휴전까지 반년 남짓 남은 시기였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군 및 미군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 그리고 북한군과 이를 돕는 중공군 사이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며 양측이 진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버턴이 부대에 도착한 첫날, 전입 신병들을 노린 북한군이 진지로 거센 포격을 가해왔다. 버턴은 산 능선 참호에 기관총을 들고 배치됐다. 전투가 한창일 때는 총신이 마치 녹아내릴 것처럼 뜨겁게 달궈질 정도였다. 낮에 이동하다 적의 총탄에 맞아 부상을 입고 쓰러진 적도 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버턴을 비롯한 미군 장병은 앞서 한국전쟁에서 가장 참혹했던 '장진호 전투'를 치렀던 동료들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한다. 그해 7월 휴전협정이 체결된 후 고국으로 돌아온 버턴은 한동안 전쟁 관련한 얘기를 거론하기를 꺼내기를 꺼렸으나, 최근에 와서야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는 한국전쟁 기념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미 육군에 따르면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에서 혼자 전방에 남아 중대 철수 작전을 엄호하다 전사한 루서 스토리 상병(사진)의 유해가 이날 고향인 조지아주의 앤더슨빌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지난달 6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그가 숨진 지 70여 년 만에 경남 창녕에서 발굴한 유골에서 신원을 확인했다. 같은 달 25일 한미정상회담차 미국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은 자리에서 유족을 만나 위로한 바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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