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웹소설 AI 작업 논란… "딸깍이 작가" vs "시대적 흐름"
부정적여론에 제작사 입장표명
"앞으로 AI 보정없이 연재할 것"
정치권·학계, 기준 마련 등 촉구
생성형 AI(인공지능) 활용 논란이 웹툰·웹소설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저작권 침해, 창작자 일자리 감소 등 생성형 AI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면서다. 다만 생성형 AI는 세계적 흐름이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 창작자 부담을 덜어주는 등 긍정적 효과도 낳을 수 있는 만큼 무조건 터부시하기보다 적절한 기준과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웹툰·웹소설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 활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웹툰·웹소설 플랫폼에 연재된 일부 작품이 '생성형 AI로 제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
네이버웹툰의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최근 생성형 AI로 제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별점 테러'를 받았다. 웹툰을 제작한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마지막 단계에서 AI를 이용한 보정 작업을 했을 뿐이라는 해명을 내놓고 AI 보정을 삭제했지만 이날 현재까지도 댓글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블루라인 스튜디오는 결국 "앞으로 모든 원고는 AI 보정 없이 연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 시리즈의 한 웹소설도 AI 표지를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으며 이 외에 다른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다가 해명 이후 진화된 경우가 있었다.
생성형 AI가 제작한 그림을 둘러싸고 독자들이 이렇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데는 '다른 창작자의 그림을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은 특정 컷에 디즈니 캐릭터와 유사한 캐릭터가 등장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더욱 질타를 받았다.
다만 논란이 잇따르면서 마우스 클릭을 뜻하는 '딸깍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작가들을 비판하거나, AI가 제작한 그림이 아님에도 의혹이 일어 작가가 해명을 한 후에야 여론이 잠잠해지는 등 생성형 AI가 그린 그림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 활용 흐름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계에서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고, 창작자 부담을 덜어주는 등 긍정적 측면도 존재한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웹툰만 해도 1회분을 완성할 때 한 명의 작가가 아니라 여러 명으로 구성된 팀이 수일 동안 협업한다. 이런 상황에서 생성형 AI는 제작 도구의 일종으로 창작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산업 저변까지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생성형 AI의 저작권 침해 우려는 웹툰·웹소설뿐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제기되는 사안이며 캐릭터 유사성도 경우에 따라 판단이 애매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결국 AI 활용 자체를 비판·배척하기보다는 저작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준과 장치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미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관련 법·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와 'AI·저작권법 제도 개선 워킹그룹'을 발족해 가동 중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AI를 이용해 제작한 콘텐츠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도 국민동원 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AI 이미지 생성기의 무분별한 사용과 악용을 막기 위한 법적 규제에 관한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서 관련 내용이 회부된 상태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이 인간과 AI를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히 알려줄 필요성과, 부가가치를 어떻게 창출하냐에 따라 AI 활용 방법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가천대 법학 교수)은 "AI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창작자 혹은 사람의 감성은 희소가치로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AI는 어느 단계에 몇 번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데 AI가 100% 채우기 힘든, 소위 말해 감성이 필요한 문화 콘텐츠와 같은 경우 사람이 마지막 결과물을 보정하고 법률 같은 분야는 확인·검증 단계에서 AI의 도움을 한 번 더 받는 식으로 얻고자 하는 결과물의 성격에 따라 활용 방법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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