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범죄 위기’ 광주FC 파견직 공무원···노동일 대표 법카는 성격이 다른가요? [서경X파일]

광주=박지훈 기자 2023. 5. 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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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자기록위작이 불러온 후폭풍
전 사무처장, 광주시 A주무관 검찰 고발
광주FC 셀프감사 위해 서류 결재 서둘러
발 빠른 결재·감사···법인카드 문제 삼아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법적 공방 예고
특정 직원 ‘찍어내기’ 위한 의구심 가득
광주FC 사인볼 이미지. 매년 100억여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광주광역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가 각종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등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서울경제 DB
[서울경제]

‘사무 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공무원이 작성한 문서나 공무소의 전자 기록 등 특수 매체 기록을 위작 하는 행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공전자기록위작죄에 대한 내용이다. 이처럼 죄 자체가 무거운 이 공전자기록위작이 매년 100억 여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광주광역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에서 불거지고 있다. 광주FC 파견직 공무원 A주무관(6급)은 노동일 광주FC 대표이사가 부재중일 때 노 대표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 받아 광주FC 행정관리시스템에 접속한 뒤 노 대표를 대신해 각종 서류를 결재 하면서 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번 광주FC 파견직 A주무관에 대한 검찰 고발 건과 관련, 광주시민들은 “6급 공무원이 노동일 광주FC 대표와 무슨 관계 길래 이렇게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을까, 무엇이 급해 이 같은 무리수를 뒀을까, 6급 주무관이 단독으로 하기에는 뭔가 수상쩍다, 그 윗선이 있는 것이 아니냐···.” 등 광주지역 곳곳에서는 흉흉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 직장 문제 있으니 들여다 봐 달라

이에 서울경제에서는 광주시 파견 공무원이, 고위 공무원도 아닌 6급 주무관 신분으로 ‘이 같은 행위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돼 광주FC 내부를 들여다 봤다.

A주무관이 검찰 고발도 무릅쓰고 이번 행위를 한 배경. A주무관을 고발 할 수 밖에 없었던 전 사무처장. 그 문제의 서류 결재는 ‘광주FC 셀프감사와 조직개편’을 위해서였다. 수십년 간 광주FC에 몸담았던 내부 직원도 아닌, 한시적으로 온 파견직 공무원 신분으로 ‘우리 직장에 문제가 있으니 감사해 달라’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야 할까. 아직 검찰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지만, 과연 광주시민들에게 이번 셀프감사 요청은 설득력이 있을까. 현재까지 불거진 광주FC 내홍을 살펴보면 일각에서는 A주무관의 행위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위험을 무릅쓴 A주무관의 발 빠른 결재로 인해,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광주FC 전직 간부들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발 빠른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의구심이 제기된다.

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광주축구전용구장 전경. 광주FC의 홈구장인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흔들림 현상이 발생하는 관람석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사진 제공=광주FC

◇임원이 쓰면 잘못 대표가 쓰면 품격(?)

감사 결과는 이렇다.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 파견직 공무원이 요청한 셀프감사에 대해 뒤지고 뒤져 법인카드로 문제를 삼았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광주FC 구단 법인카드 부적정 사용 의혹을 규명해 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시민구단인 광주FC 전 사무처장과 부장급 직원 1명이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 받은 법인카드를 규정과 달리 사용한 정황이 있다고 봤다.

이에 전 사무처장은 “계약서 상 임원진이 관중 유치 등 업무에 쓰는 활동비 개념이다”며 “더욱이 구단의 성격 상 주말 휴일 경기와 원정 경기가 있는 상항에서 휴일에도 법인카드를 쓸 수 있는 상황이다”고 감사 결과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원진이 정당하게 쓰는 활동비로 문제를 삼는다면, 우리보다 윗선인 대표의 법인카드부터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정당한 감사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렇다면 노동일 광주FC대표의 법인카드는 성격이 다른 걸까. 노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법인카드와 관련해 “최일선에 서 있는 경영으로 후원금을 많이 끌어와서 직원들 급여라든지 선수들 인센티브를 넉넉하게 줄 수 있도록 곳간을 채우는 역할이기에 당연히 써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처럼 특정인을 찍어내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면 대표가 사용한 법인카드부터 들여다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연히 전 사무처장은 법인카드 여부에 대해서도 노 대표를 향한 고발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법인카드를 대표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수상한 내역이 의심스럽다고 서울경제에 제보를 던진다.

이에 서울경제에서는 노동일 광주FC대표에게 법인카드 사용 출처 등에 대해 제보 받은 상황과 관련,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참고로 전 광주FC 대표의 경우 매년 5억 원의 후원금에 자비로 선수 사기를 진작 시켰고, 법인카드 사용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광역시청 전경. 서울경제 DB

◇공익일까 과도한 충성심일까

뚜렷한 이유도 모른 채 한직으로 쫓겨난 전 사무처장과 직원들은 “찍어내기”라고 반발하면서 부당 행위 등을 관련 기관에 고소·진정한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잘못된 부분을 역으로 공격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는 등 공정과 절차가 무시됐다고 역설한다. 또 다른 법적 공방이 예고되고 있는 부분이다.

한직으로 쫓겨난 전 사무처장은 “이번 A주무관의 행위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노동일 광주FC 대표가 운영 중인 회사가 국세청에 세금을 잘 내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회사 직원이 직접 나서 대표 대신 직인을 찍고 서류를 보낸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어처구니 없는 A주무관의 행위는 광주FC 뿐만 아닌 전 프로축구단을 들여다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막역한 사이인 노동일 광주FC 대표에게 잘 보이기 위한 A주무관의 과도한 충성심이 화를 좌초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경제는 A주무관에게 공전자기록위작 고발과 관련해 29일 답변을 요청했지만, 지난 10일 취재 과정에서 나온 답변과 마찬가지로 “저는 잘 모릅니다, 전화 끊겠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지난해 취임한 노동일 광주FC대표이사는 야당 정치인들의 후원금에는 관대했지만, 정작 자신이 몸담고 있는 광주광역시민프로축구단에는 후원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발언과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사업 수단은 대단해 보인다. ‘전관 예우도 없다’는 대기업 포스코에 용광로 계측용 프러그 및 지관(종이파이프)을 생산하는 ㈜민콘(현재는 베수비우스S&P)을 설립해 철강용 센서 및 시료채취기구를 제조, 수십 년 납품하고 있다.

광주=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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