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비만약 시장, 화이자도 눈독

강민성 2023. 5. 29. 15: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삭센다·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테슬라 CEO 감량 효과 '주목'
관련약 시장 4배 확대 전망에
제약업계 앞다퉈 치료제 출시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사진: 연합뉴스.

살 빼는 약으로 유명한 '삭센다'(성분: 리라글루타이드)와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뜨거운 시장 반응에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최근 다이어트 성공 비결로 '위고비'를 언급한 데 이어 킴 카다시안 등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이 약의 도움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위고비로 약 13㎏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혀 많은 다이어터들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위고비는 복부 등에 바늘을 찌르는 주사제로, 지난달 27일 국내에서 정식으로 허가받았다. 해외에서 공급 지연 이슈가 있는 만큼 당분간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앞서 2018년 3월 국내에 출시된 삭센다 주사제는 강남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삭센다와 위고비를 모두 흥행시킨 라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노보노디스크의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비만치료제의 공급 부족은 몇 달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례 없는 수요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전체 매출액이 작년보다 13~19% 늘어날 것이라는 종전 예측을 수정해 24~30% 상승으로 전망치를 상향했다. 살 빼는 약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라이릴리, 화이자, 바이킹테라퓨틱스 등 글로벌 제약 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비만치료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유사체를 활용한 비만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GLP-1는 체내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을 활용한 약물이다. GLP-1 호르몬은 식후에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떨어뜨리고, 혈당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인슐린 분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 티제파타이즈)는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 호르몬을 동시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로, 체중감량 효과가 높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마운자로의 비만 환자 대상 72주 투여 3상(SURMOUNT-2 연구) 결과를 공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효능 평가에서 마운자로 10㎎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은 평균 체중이 13.5㎏, 마운자로 15㎎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은 평균 체중이 1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는 이르면 내년 초 정식 허가가 예상된다.

바이킹테라퓨틱스도 지난 3월 소수 환자 대상 'VK2735'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VK2735도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처럼 GLP-1과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다.

데이터에 따르면 투여 28일 후 체중 감소가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현저하게 더 높게 나왔고, 1건의 심각한 이상 반응 외에 부작용 이슈도 없었다. 여기에 화이자도 새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다른 제약사의 기존 주사제와 유사한 효과를 발휘했다는 2상 임상실험 결과를 이달 AMA(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었다.

임상 결과, 화이자의 치료제 '다누글리프론'을 복용한 사람들의 체중이 평균 16주 동안 10파운드(약 4.54㎏) 감소했다.

글로벌 제약업계가 비만치료제 출시에 뛰어드는 이유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비만 인구가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학적 도움을 받고자 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NIH(미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명 중 2명 이상은 비만 증세를, 11명 중 1명은 심각한 비만 증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00억 달러 규모였는데, 이는 2년 전인 2020년 25억 달러의 4배 수준이다. 제약업계는 2027년에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최대 10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