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속끓는 韓반도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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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편가르기'로 치닫고 있는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중국의 미국 마이크론(Micron) 제재를 기점으로 양국의 다툼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한 반도체 분야 연구원은 "어느 순간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게되는데, 자칫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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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편가르기'로 치닫고 있는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주도권을 쥐려는 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편만 들기도 난감한 상황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일본과 손을 잡으면서 반도체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한국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중국의 미국 마이크론(Micron) 제재를 기점으로 양국의 다툼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장관급 회의에서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대해 "명백한 경제적인 강압으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보안문제를 이유로 마이크론 제재를 발표한지 5일 만이다.
미국의 압박수위가 강해지자 중국은 일방적으로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 중국 상무부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문에는 "양측은 반도체 산업망과 공급망 영역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에 대한 언급 없이 공급망 확대 측면이라고 선을 그었다.
IPEF공급망 협정이 타결되면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수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의 주도로 진행된 IPEF는 14개국의 공급망 확대와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참여국들은 반도체 등 주요 산업분야에서 공급망 위기가 발생했을 때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공조를 요청할 수 있다. 중국은 이에 "공급망 안정성에 타격을 입히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했다"고 반발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 로드맵'을 작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일본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미국이 일본을 밀어주게 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분야 강점을 가진 일본에 한국이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기술력이나 점유율을 따라오긴 어렵다"면서도 "미국이 일본을 주요 파트너로 선택하게 되면 한국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반도체 분야 연구원은 "어느 순간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오게되는데, 자칫하면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이 미국·일본과 공급망과 반도체 기술연구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한국을 '패싱(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움직임은) 미국의 공급망 안전을 위한 결정이며,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분야 한 교수는 "기업이 직접 각국 정부를 상대로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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