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 강등…모기업은 흔들렸고 프런트까지 안일했다
무려 세 차례나 감독을 바꿨다. 지난 시즌 후 영입한 선수는 사실상 한 명뿐이다. 모기업은 흔들렸고 구단도 안일했다. 계약 만료가 임박한 선수를 팔지도, 잘 쓰지도 못했다. 연봉 총액은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이었지만 성적표는 강등. 동화 같은 우승 스토리를 썼던 레스터시티가 7년 만에 “몸값이 가장 비싼 2부 팀”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됐다.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깜짝 우승한 레스터시티가 7년 만에 2부로 강등됐다.
레스터시티는 29일 웨스트햄과 2022~2023 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2-1로 이겼지만 끝내 18위(9승7무22패)에 머물렀다. EPL은 18~20위까지 3개 팀이 2부(챔피언십)로 떨어진다. 레스터시티와 함께 이날 토트넘에 패한 리즈 유나이티드와 일찌감치 꼴찌를 확정한 사우샘프턴이 강등됐다. 2009년 2부로 승격한 레스터시티는 2014년 프리미어리그로 올라가 2년 만에 리그를 제패한 뒤 나락으로 떨어졌다.
레스터시티 강등은 모기업 경영난으로 인한 재정 부족, 오랜 선수단 관리 실패에서 비롯됐다. 레스터시티 구단주는 면세점 사업체 킹파워다. BBC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산업이 중단되면서 면세점 사업이 극도로 부진했다”며 “구단은 선수 연봉 지급 등을 위해 적잖은 대출도 받았다”고 전했다. ESPN은 “레스터시티는 지난 몇 시즌 동안 노쇠한 우승 멤버를 효과적으로 바꾸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즌에는 선수단 관리도 크게 실패했다. 선수 수급부터 엉망이었다. 브렌든 로저스 감독이 지난 시즌 직후 구단에 사달라고 요구한 선수들을 대부분 영입하지 못했다. BBC는 “지난해 여름 영입된 선수는 센터백 바우트 파스가 사실상 유일했다”며 “주장 겸 리더인 카스퍼 슈마이켈(골키퍼)이 다년 계약을 거부당하자 팀을 떠난 게 컸다”고 전했다. 레스터시티의 실점은 무려 68골(38경기). 51골을 넣어도 2부로 강등된 것은 허술한 수비 때문이었다. 감독 교체도 타이밍도 놓쳤다. 시즌 내내 부진한 로저스 감독을 8경기밖에 남겨놓지 않은 지난 4월에야 경질했다. 구단은 그 후 감독을 두 번이나 더 바꿨다. 시즌 막판 잦은 감독 교체는 선수단이 앞으로 가야 하는 방향성을 사실상 포기한 처사다.
2부로 떨어지면 타격이 크다. 수입이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준다. 거기에 레스터시티는 자충수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계약이 끝나는 선수가 무려 7명이다. 지난 시즌 팔았다면 이적료를 받았겠지만, 지금은 공짜로 내줘야 한다.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는 8명을 어떻게 잡거나 팔지도 고민이다. 레스터시티 선수단 급여는 프리미어리그 빅 6개 팀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포츠 금융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몇몇 선수는 팀이 강등돼도 연봉이 깎이지 않도록 계약돼 있다”며 “레스터시티는 역사상 2부로 강등된 가장 비싼 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스터시티가 2003~2004시즌 후 2부로 강등됐다가 1부로 승격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이번에는 얼마나 걸릴까.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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