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최대 학살터' 정방폭포 인근 4·3 희생자 위령 공간 제막

제주4·3사건 당시 서귀포 지역 최대 학살터였던 정방폭포 인근에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공간이 조성됐습니다.

제주도는 오늘(29일) 서귀포시 동홍동 정방폭포 인근에 조성한 정방 4·3 희생자 위령 공간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제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인 정방폭포와 정방폭포 서쪽 소남머리 일대 해안은 4·3 당시 서귀포 지역 최대 학살터였습니다.

제주4·3연구소에 따르면 4·3사건 당시 서귀면 서귀리에는 토벌대인 군부대 정보과가 주민들을 고문하고 취조한 농회창고가 있었습니다.

농회창고에서 취조받은 주민 중 즉결 처형 대상자 대부분이 소남머리나 소남머리에서 정방폭포로 이어지는 일대 해안에서 희생됐습니다.

이 일대에서 희생된 주민은 서귀면, 중문면, 남원면, 안덕면, 대정면, 표선면 등 255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늘 제막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민주당 위성곤(서귀포시) 국회의원,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한권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 이종우 서귀포시장,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 4·3 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오 지사는 "4·3의 비극은 제주 섬 곳곳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추모 공간은 부족해 마음이 참 아팠다"며 "이번 제막식을 통해 정방폭포에 서린 슬픔과 아픔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도 곳곳에 퍼져있는 유적지를 잘 정비해 후손들이 4·3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도민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4·3 정신과 가치가 세계 평화 모델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화강윤 기자hwak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