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맛을 본 안우진, ‘닥터K’의 출발이 더 강해진 이유[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3. 5. 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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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23.4.13/정지윤 선임기자



안우진(24·키움)은 올해 데뷔 6년차다. 그러나 풀타임 선발로서 경력은 사실상 2년차다.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로 뛴 지난해 무려 196이닝을 던지고 15승(8패)을 거둔 안우진은 224개의 삼진을 잡아내 탈삼진과 평균자책(2.11) 1위를 차지하고 단숨에 리그 에이스로 떠올랐다. 처음이었지만 강렬했던 지난해의 경험은 2023년 안우진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강력하게 출발했다. 29일 현재 10경기에 등판해 탈삼진 1위(81개)에 평균자책 2위(1.88)를 달리고 있다. 피안타율(0.194), 피출루율(0.242), 피장타율(0.260) 모두 리그 전체 1위다.

지난 시즌 이맘때에 비해 기록이 월등하다. 지난해 첫 10경기에서 안우진은 평균자책 2.47을 기록하고 있었다. 피안타율은 0.196으로 역시 좋았지만 피출루율이 0.271로 올해보다 높았다. 볼넷 때문이다. 지난해 첫 10경기에서 23개였던 안우진의 볼넷은 올해 15개로 줄어 있다.

안우진은 “지난해의 경험 때문에 초반을 잘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안우진은 시즌 내내 타이틀 경쟁을 했다. 탈삼진은 한여름 승부에서 갈랐고 평균자책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있다 최종전에서 0.02차로 대선배 김광현(SSG)을 역전했다.

안우진은 “나 스스로 용납할 수 있는 실점의 기준을 높였다. 지난해에는 6이닝 2실점이 목표, 3실점이면 아쉬운 정도였다면, 올해는 그것을 무실점 혹은 1점으로 바꿔 생각하고 있다. 그 1점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 없이 던져서 내준 1점이 마지막에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알았기 때문”이라며 “주자가 나가면 그 순간 진짜 호랑이굴에 들어왔다 생각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던진다. 위기 상황에서는 더 집중이 잘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쟁의 맛을 본 안우진은 올시즌에는 좀 더 무서운 호랑이굴을 머릿속에 만들고 일찍 시동을 걸었다. 초반부터 더 매서운 레이스를 펼치는 중이다.

지난해에도 안우진의 앞뒤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었다. 탈삼진에서는 드루 루친스키(당시 NC)와 불과 몇 개 차 경쟁을 계속 했다. 7월을 마칠 때는 오히려 역전을 당하기도 했지만 8월에만 5경기 41개 삼진을 잡아내며 다시 뒤집고 달아나기 시작해 기록적인 탈삼진왕에 올랐다. 평균자책에서는 8월을 마칠 때도 김광현에게 꽤 뒤져 있었지만 시즌 막바지에 폭발적인 힘을 내 뒤집었다.

올해는 안우진의 앞뒤에 초강력한 새 경쟁자 에릭 페디(NC)가 있다. 똑같이 10경기를 던진 페디는 평균자책 1위(1.47)로 앞서 있고, 탈삼진에서는 1개 차로 안우진을 따라붙었다.

안우진은 “지금은 개인 타이틀 경쟁 같은 것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면서도 “탈삼진도 결국 후반기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평균자책은 기초공사를 잘 해놔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페디 선수가 너무도 강력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과 출발이 다른 것 한 가지는 승운이다. 지난해 초반 10경기에서 6승(3패)을 거두고 다승 부문에서도 2위(15승)에 올랐던 안우진은 올해는 현재 3승3패에 그치고 있다.

안우진은 “승리하면 물론 좋다. 하지만 내 승리는 날아가더라도 최소 실점해서 접전만 만들어줘도 팀이 승리할 기회는 생긴다. 변수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선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내게는 삼진이다. 인플레이 타구보다는 최대한 삼진을 잡는 것이 가장 변수를 없애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수 욕심은 없지만 삼진과 평균자책에는 욕심을 내보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와 달리 타선 지원이 덜하고 팀이 전에 비해 약한 모습으로 시작했지만, 선발인 안우진은 더 강해진 공과 마음을 장착하고 또 한 번 뜨거운 경쟁을 향해 달리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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