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베드, ‘무한 재생산’ 매트리스로 에이스·시몬스에 도전장

민경하 2023. 5. 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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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리니 넓직한 퍼시스 안성 공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출고 작업이 한창인 공장 입구를 지나 4층에 올라서자 먼지 없이 깔끔한 매트리스 생산라인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말 그대로 '무한 재생산'이 가능한 업계 유일 매트리스다.

현장에서 만난 슬로우베드 관계자는 "메모리폼 같은 열경화성 소재를 재활용해 생산 과정에 적용한 사례는 전 산업군을 통틀어 최초"라며 "해외 매트리스 업계에서도 리폴리올 기술을 상용화한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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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슬로우베드 생산공장 가보니
재단 시 자투리 스펀지 재활용
내구성·통기성 기존 수준 유지
친환경 기술 확대 적용 계획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리니 넓직한 퍼시스 안성 공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출고 작업이 한창인 공장 입구를 지나 4층에 올라서자 먼지 없이 깔끔한 매트리스 생산라인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라인 한 켠에서는 갓 만든 빵처럼 부푼 폼매트리스를 옮기고 다른 한 쪽에서는 자투리 스펀지를 곱게 분해하는 기계가 쉴새 없이 돌아간다.

29일 방문한 일룸 슬로우베드 공장은 국내에 보기 드문 메모리폼 생산 공장이다. 총 1만1900㎡ 규모로 원료 배합부터 제품 생산, 연구개발(R&D)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 특히 메모리폼 핵심 설비인 발포기와 발포틀은 독자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매트리스 제조 시설이라는 선입견이 지워질 만큼 깨끗한 생산 라인이 인상적이었다.

슬로우베드 공장에서 리폴리올 용액을 배합하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슬로우베드 ‘레코텍폼’ 생산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폴리올 용액과 이소시아네이트를 틀에 붓자 1분도 지나지 않아 익숙한 메모리폼 모양으로 부풀어 올랐다. 생산된 스펀지는 3일 간 환기시킨 후 재단·탈취 작업을 거쳐 메모리폼 중심에 배치된다.

레코텍폼은 국내 유일 자원 순환 매트리스다. 그간 매트리스 업계는 재단 시 발생하는 스펀지 스크랩을 전량 폐기해 왔다. 통상적으로 메모리폼 매트리스 1개를 제조할 경우 발생하는 폐기물만 3~4㎏다.

슬로우베드는 메모리폼 원재료 공급업체와 1년 간 연구 끝에 ‘리폴리올’ 기술을 개발했다. 레코텍폼은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자투리 스펀지를 리폴리올 용액으로 재활용해 기존 폴리올 용액을 일부 대체하는 방식이다. 레코텍폼 스크랩 또한 재활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무한 재생산’이 가능한 업계 유일 매트리스다.

슬로우베드 직원이 스펀지 스크랩을 분쇄 설비로 투입하고 있다.

재단 시 발생한 스펀지 스크랩은 매트리스 분쇄 설비로 넘어간다. 얇은 스펀지를 컨베이어 벨트에 올리자 작은 스펀지 부스러기로 분해돼 자루에 담겼다. 스펀지 부스러기 협력사 공장으로 옮겨져 리폴리올 용액 상태로 돌려받는다. 이같은 재활용 작업을 통해 폐기 시 발생하는 스펀지 스크랩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슬로우베드 관계자는 “메모리폼 같은 열경화성 소재를 재활용해 생산 과정에 적용한 사례는 전 산업군을 통틀어 최초”라며 “해외 매트리스 업계에서도 리폴리올 기술을 상용화한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재생산 상품 임에도 품질에는 영향이 없다. 제품 밀도·경도에 차이가 없었으며 내구성과 통기성 모두 기존 메모리폼 수준을 유지했다. 제품 지지감을 나타내는 히스테리시스 손실(HL)값은 오히려 소폭 향상됐다. 친환경 인증, 라돈 시험 등 깐깐한 유해성 기준도 모두 충족시켰다. 공장 내 위치한 메모리폼 R&D 시설에서 끊임없는 테스트를 거친 결과다.

슬로우베드 직원이 생산된 레코텍폼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슬로우베드는 향후 친환경 기술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레코텍폼 외에도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리젠 원사로 만든 매트리스 커버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15% 수준인 리폴리올 용액 사용 비중을 높이고 스펀지 외에 다른 메모리폼 재료의 리폴리올 적용 가능성도 가늠해볼 계획이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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