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입항 해상자위대원 일부 ‘개별 관광’ 즐긴 듯

권기정 기자 2023. 5. 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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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자위대 호위함 욱일기 달고 부산 입항
시민단체 “전범기 사용 용납할 수 없다”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연합뉴스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욱일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은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이스턴 앤데버23’에 참가하기 위해 이날 입항했다. 오는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리는 이 훈련에는 한국, 미국, 호주, 그리고 일본이 참여한다. 현재 부산 해군작전기지에는 4개국의 군함이 정박해 있다. 하마기리함은 30일 오후 5시30분 부산항을 출항한다.

하마기리함은 이날 오전 9시20분 부산 해군작전기지로 입항했다. 전장 137m, 폭 14.6m 크기로 220명이 승선할 수 있다. 헬기 1기, 속사포 1문, 기관포 2기, 어뢰, 대공·수상·항해용 레이더 등을 장착한 함정으로 알려져 있다.

29일 부산시민단체의 소속 한 회원이 부산 해군기지 앞에서 ‘자위대함 부산 입항 반대, 자위대는 부산에서 당장 꺼져라’라고 쓴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6·15선언 남측위 부산본부 제공

일본 해상자위대원들은 부산에 도착 후 개별적으로 부산 관광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의 한 관계자는 “휴식차원에서 희망자에 한해 영외활동(군함 외 활동)을 하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군작전사령부는 “오늘 입항한 외국 군함은 훈련 사전 점검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일본은 자위대법에 따라 자위함기와 일장기를 함께 걸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위함기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와 똑 닮아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붉은 원이 왼편으로 치우쳐 있으나 욱일기와 거의 같다. 일본 외무성은 자위함기를 욱일기의 일종으로 소개한다.

국방부는 욱일기 논란과 관련해 ‘욱일기가 아닌 자위함기(모양이 조금 달라 다른 깃발이란 주장)이고,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하는 게 국제관례라며 이를 문제 삼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군은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 일본은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반발하며 불참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에는 해군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자위함기를 단 해상자위대 함정이 참가했다.

한편 6·15선언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소속 한 회원은 이날 부산 해군기지 앞에서 ‘자위대 입항 반대, 자위대는 부산에서 당장 꺼져라’라고 쓴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6·15선언 남측위 등 86개 단체는 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위대 입항 반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함이 부산항을 유린했다”며 “시종일관 친일매국, 굴종 외교로 일관한 윤석열 정부는 기어이 이 땅에 식민지배를 상징하는 욱일기까지 기어들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침략전쟁과 군국주의 부활의 상징이 욱일기이며 욱일기 아래에서 일본의 모든 전쟁범죄가 이뤄졌다”며 “전범기 사용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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