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의 행복”...문용린 전 교육부장관 별세

윤상진 기자 2023. 5. 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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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행복’이 교육의 목적임을 강조했던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이 29일 오전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

문 전 장관은 1947년 만주 푸순에서 태어나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를 받은 뒤 1989년부터 모교 교수로 재직했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교육자치제도와 교원정책 등에 대한 개혁 업무에 관여하면서 전문성을 인정받았고,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감성지수(EQ)와 다중지능이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학자로도 꼽힌다.

교육의 목적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을 유능한 인재로 키우기보단 학생 개개인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었다. 긍정심리학을 연구하며 행복한 삶을 위해 학생들이 일찍부터 긍정적인 태도와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을 전파했고, 저서로 ‘문용린의 행복교육’ ‘지력혁명’ 등을 남겼다. 2014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선 “전통적인 고진감래형 교육과 공부의 틀을 깨야 한다”며 “사람은 행복할 때 공부도 잘 되고, 성장과 발달의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말을 남겼다.

2012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금품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며 직을 상실하자, 그 해 보궐선거에 출마해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다.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위한 ‘행복출석부’를 시행했고,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진로직업체험교육을 강화했다.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가정이 있어야 교육이 살아난다”며 교육청 직원들에게 6시 ‘칼퇴근’을 주문하기도 했다. 교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교원들이 스스로 교육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 일환으로 ‘교원 명함 만들기’를 추진했다.

2014년 서울시교육감 재선에 실패한 이후 학교폭력 예방단체인 푸른나무재단 이사장,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전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학교 폭력 발생 시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 ‘피해자의 상처 치유’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교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경계선 지능 학생의 학습을 돕기 위해 힘썼다.

유족으로는 부인 구경모 씨와 사이에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3호, 발인은 31일 오전 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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