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한국형 챗GPT’ 경쟁력 국제 여론전 나섰다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2023. 5. 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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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AI 기술총괄
FT 인터뷰서 “제3국 맞춤형 모델 개발”
네이버가 ‘한국형 챗GPT’ 경쟁력 국제 여론전에 나섰다.

차세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출시 초읽기에 들어간 네이버는 ‘맞춤형 AI 모델’이라는 장점을 부각시키며 아랍권을 비롯한 제3세계를 향한 ‘수출 구애’에 나섰다. 네이버의 전략은 범용 AI 모델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과 차별화된 것으로 주목된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가 ‘챗GPT’와 같은 자체 대화형 AI 모델을 미국 정부의 데이터 통제를 우려하는 해외 정부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민감성이 있는 아랍권과 스페인, 멕시코와 같이 자국의 정치 및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맞춤형 AI 시스템을 갖추기를 희망하는 국가들에 현지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성 총괄은 “네이버의 AI 모델 수출은 해외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운영을 돕는 것과 비슷하다”라며 “우리는 아마존과 같은 해외 경쟁사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디지털 트윈 기반의 국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AI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성 총괄은 FT에 “데이터 보호에 있어서 자주적인(sovereign) AI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거대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와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마치 ‘신냉전’ 국면이 펼쳐질 것”이라며 “여러 국가가 보안 문제로 미국 클라우드와 AI 시스템 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는 AI 기술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초대규모 AI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첫 단추로 올 7월 출시를 목표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한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해외 수출을 염두하며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네이버가 한국 검색 엔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AI 시스템의 해외 수출에 대해 지나친 낙관을 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의 AI 알고리즘이 구글처럼 표준화되지 않았고, 한국 서비스에 많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성 총괄은 “서비스의 현지화가 AI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한국과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네이버가 2021년에 공개된 하이퍼클로바 AI 모델을 시작으로 한국의 AI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AI 최적화 칩을 개발하기 위해 삼성전자와도 협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나아가 FT는 네이버의 한국 검색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다면서, 구글이 검색 엔진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몇 안 되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FT는 “구글이 자사 AI 챗봇 ‘바드’를 통해 한국어와 일본어 지원을 시작했기 때문에 향후 네이버가 한국어 AI 서비스에서 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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