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우리도 이해 못 해… 규제 강화해도 범죄 못 막아” [세계는 지금]
美 2023년 232건 총기 난사로 302명 사망
NRA “총기 탓이 아닌 정신이상자 때문”
‘총격범 25%만 정신질환자’ 통계와 배치
총기 옹호론자 “총 존중 문화 사라진 탓
총 나쁘다는 바이든 같은 사람만 많아”
자동소총 규제에도 “다르지 않다” 반대
현직 경찰 “범죄자 총 쉽게 구하는 상황
국민에게서 총 뺏는 건 간단한 문제 아냐”
총 소지율 높은 州 사고 빈발 설명 못해
1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위치한 전미총기협회(NRA) 본부를 찾았다.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 로비 단체이자 이익 단체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의회의 총기 규제 강화 시도를 번번이 가로막는 NRA를 찾아 총기 난사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묻고 싶어서였다.
워싱턴에서 약 35㎞ 떨어진 NRA 본부에는 이 단체가 미국에 만들어 놓은 3곳의 총기박물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국립총기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안내하는 팸플릿은 첫머리에 ‘자유의 문으로 가는 관문’(Your gateway to freedom’s doorway)이라고 쓰였다. “총기가 곧 자유”라는 의미 같았다.
1388㎡ 규모의 박물관에는 3000정의 총기가 전시돼 있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과거 서부영화에서 보던 총기들부터 제1, 2차 세계대전,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에서 사용된 총기, 역대 미국 대통령이 사용한 총기와 영화 촬영에서 쓰인 총기 등이 끝없이 보였다.
기자를 안내한 큐레이터 어니 라일리는 총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포츠를 위해, 사냥을 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라일리는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거의 모든 남자가 사슴이나 곰을 사냥한다”면서 “사냥 시즌이 시작되면 학교도 문을 닫는다”고 강조했다.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총기 탓이 아니다. ‘정신이상자’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을 죽이는 데는 꼭 총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철물점에 가서 폭탄을 만들어서 쉽게 날려버릴 수 있고, 차를 몰고 인도를 덮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NRA 티셔츠를 입고 산탄총 코너에서 총기 하나하나를 뚫어지게 관찰하는 빌과 대화했다. 위스콘신주에서 살며 워싱턴에 사는 아들 집에 들렀다는 그는 이번이 세 번째 박물관 방문이라고 했다. 증조할아버지부터 물려받은 총기까지 20정의 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그는 20대부터 35년째 NRA 회원이고, 산탄총 강사 자격증이 있다고도 했다. NRA 회원이 되려면 1년에 단돈 45달러(약 6만원)만 내면 된다고도 알려주었다.
빌은 총기 난사 사건이 빈발하는 이유에 대해 “1950년대 1960년대에는 총기가 더 많았지만 총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사고가 적었다”면서 “총을 존중하는 문화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총기 수가 적을수록 더 안전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빌은 “무조건 총은 나쁘다고 말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같은 사람이 너무 많다. 총이 왜 나쁜지 총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독립전쟁 관련 총기를 관람하던 중년 남성은 총기와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지갑을 꺼내 경찰 배지를 보여줬다. 텍사스주 국경에서 기마 순찰대로 근무하고 있다는 그는 총기 규제 문제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며 이마를 짚었다.
페어팩스=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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