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도 세계로…외국인 환자 70만명 목표, 비자 발급 확대

임재희 2023. 5. 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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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구역이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으로 급감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온라인 비자(사증) 발급을 대폭 확대하고, 환자와 함께 입국할 수 있는 보호자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국내 의사가 화상 등을 통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비대면 진료에 필요한 법 개정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가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전략’을 보면, 정부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급감했던 외국인 환자를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해 먼저 비자 발급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환자가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전자 비자를 신청·발급받을 수 있는 법무부 지정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을 현재 27곳에서 50곳 이상으로 늘린다. 중증 환자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과 복지부 인증 유치기관이 신청하면 심사 없이 우수 유치기관으로 지정된다. 재외공관에서 의료관광비자 등을 받으려면 평균 2∼3주가 걸리지만, 우수 유치기관이 신청하면 3일 안에 전자 비자가 나온다.

또 환자와 함께 비자가 발급되는 간병인·보호자 범위를 지금 배우자·직계가족에서 시급성에 따라 형제·자매까지 넓혀준다는 방침이다. 간병인이나 보호자 범위를 확대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국외 치료를 위한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낸 ‘2022년 외국인환자 한국의료 이용경험 및 만족도 조사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동반자와 함께 입국한 외국인환자는 전체의 73.5%로 본인 포함하여 평균 2.6명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재정 능력 입증서류 제출 의무를 면제해준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20년 11만7069명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24만8110명으로 늘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49만7464명) 대비 50%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27년 한 해 7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코로나 유행이 끝난 시점인 데다, 최근 이른바 ‘K컬쳐’로 불리는 한국 문화 경험이 외국인들 사이에 크게 확대된 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들에게 ‘한국의료 선택에 한국 문화 경험이 영향을 주었는지’ 묻자 절반 정도가 ‘영향을 받았다'(49.7%)고 답했다. 전년 조사 대비 25.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외국인 환자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도 추진한다. 현재는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의료해외진출법)상 국내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외국인 환자 대상 사전 상담이나 사후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현지 국외 의료인을 통해야 한다. 복지부는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 이후 의료해외진출법도 개정을 추진해 국내 의료인과 외국인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진료비 청구나 약 처방은 상대 국가와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비대면 진료 범위에 대해선 협의를 통해 법 개정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와 관광을 연계한 ‘웰니스·의료관광 융복합 클러스터’를 올해 인천과 대구·경북, 부산, 강원, 전북, 충북 등에 구축한다. 치료를 받고 식사나 스파 등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등을 활용한 홍보도 발굴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2년 외국인 환자 한국 의료 이용 경험 및 만족도 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11월 외국인 환자 1200명 중 49.7%가 케이팝·드라마·한류 스타 등 한국 문화 경험이 한국 의료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고 답했다.

진료 분야도 기존 성형·미용 중심에서 중증 질환이나 한의약 등으로 넓히기 위해 홍보를 확대해 나간다. 지난해 단일 진료 과목 기준 외국인 환자는 성형외과(4만6314명)와 피부과(3만6060명) 순으로 전체 환자의 28.1%였다. 반면 최근 5년간 암·희귀·심장·중증난치·뇌혈관·중증화상 등 6개 중증질환 유치 비율은 평균 8.5%에 그쳤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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