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AI·쇼츠로 ‘新선거운동’… 이재명, 여론조사 토대 ‘스타 마케팅’ [뉴스 인사이드-여야 ‘대선 가계부’ 분석]

김현우 2023. 5. 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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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AI윤석열’ 3억가량 소요
공들인 ‘피날레 유세’에도 6000만원
‘스피커’ 동원 고공전 집중… 총 425억
민주, 빅데이터 활용 유권자 성향 파악
선거기간 여론조사 지출만 16억여원
‘매타버스’도 5억대… 총 487억원 지출
2024년 총선 ‘대선 2라운드’ 관측 많아
양측 어떤 전략 내놓을지 관심 집중
1억6002만원 vs 6800만원.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지컨설팅에 각각 들인 돈이다. 이 대표는 본인의 흰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터틀넥 셔츠를 입고 다녔다. 경선 단계에서는 부드러운 인상을 연출했다면 본선을 앞두고선 ‘유능한 행정가’의 모습으로 탈바꿈한 격이다. 윤 대통령은 단정한 옷과 차분한 머리 스타일을 연출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던 강골 검사가 정치인으로 바뀌는 과정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425억6700만원, 이 대표는 487억5300만원을 썼다고 선관위에 각각 신고했다. 민주당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이 대표의 뮤직비디오 제작 등을 시도했다. 그뿐 아니라 수차례 여론조사를 하며 유권자 성향을 파악했다. 시장조사에 이어 상품을 내놓는 ‘연예인 마케팅’에 가까웠다. 국민의힘은 고공전에 집중했다.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 원희룡 정책본부장(현 국토교통부 장관) 셋이 익살스럽게 공약을 설명하는 ‘쇼츠 공약’이 대표적이었다. ‘AI(인공지능) 윤석열’, ‘자필 편지’ 등도 새로운 선거운동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내년 총선은 윤 대통령의 레임덕 혹은 이 대표의 부상을 판가름할 잣대가 되는, 사실상 대선 2라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세계일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양당이 각각 선관위에 보고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참여 정당 회계보고서와 2021년 각 중앙당 회계보고서, 윤석열·이재명 예비후보자 회계보고서를 받아 분석했다. 양쪽이 내년 총선을 어떤 전략으로 임할지 살펴볼 단서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2021년 보고서는 각 정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양당 공통으로 가장 많이 소요된 선거공보물 인쇄비용, 방송 광고 등은 제외했다.

◆빅데이터로 유권자 성향파악 집중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여론조사에 지출한 내용은 총액 16억6692만원 규모였다. 여론조사와 빅데이터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했다. 민주당은 2021년 11월5일부터 12월31일까지 부동산 정책 관련 현안 조사(리얼미터)·대통령 후보 관련 인식조사(윈지코리아컨설팅) 등에 2억4360만원을 지출했다. 선거를 약 60여일 남겨둔 1월부터는 더 많은 여론조사를 했다. 판세분석을 위한 여론조사 3회·긴급 현안 여론조사 3회·시도별 ARS(자동응답시스템) 심층 여론조사 2회를 비롯해 2040유권자 지형분석, 서울·경기지역 유권자 인식조사, 전국 표본 5000개 전화면접 여론조사 등을 실시했다. 젠더갈등을 두고 여성 유권자와 남성 유권자 심층 면접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에도 D-6 판세 조사, D-3 판세조사를 각각 실시했다.
민주당은 소셜·온라인 빅데이터를 수집해 유권자 성향을 파악하는 데도 나섰다. 2021년 7월부터는 빅데이터 전문 기업 바이브컴퍼니와 매달 1200만원 규모 계약을 맺고 ‘온라인 동향과 여론 리포트’ 분석 자료를 받았다. 온라인 키워드 분석 솔루션과 커뮤니티 데이터 수집 등 3억4920만원가량을 지출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비용 지출 횟수 자체가 적었다. 대신 253개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한 차례 진행한 것이 눈에 띄었다. 국민의힘은 이와 관련해 2022년 1월26일 여의도리서치에 총 7억1610만원을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이외에 2021년 연말 여론조사기관 두 곳과 전화면접조사에 1700만원씩, 2022년 1월과 3월 경제 현안에 대한 유권자 인식조사를 했고 각각 3500만원씩 지출했다. 3월28일에는 대선 여론조사 관련 조사연구 용역 명목으로 칸타코리아와 한국갤럽에 각각 1억3300만원, 2억원을 지출했다.

◆매타버스·재스파, 예능과 선거의 결합

지난 대선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졌다. 그만큼 양당은 비대면 선거운동에 신경을 썼다. 민주당은 매타버스를 포함, 유튜브 콘텐츠 JM투데이, 재명C와 스트리트파이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한 것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2021년 11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버스에 오른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매타버스는 이 대표가 배우자 김혜경씨와 ‘매타버스’라고 이름 붙인 차를 타고 전국을 다니는 선거운동이었다. 2021년 11월12일부터 진행한 매타버스는 이듬해 2월13일까지 이어졌다. 매타버스 차량 제작 및 임차료는 총 5293만원가량이, 프로젝트 진행비로는 2억8732만원, 라이브 중계 송출비 4053만원이 지출됐다. 이 대표 홍보애니메이션 제작비로는 4950만원이 지출됐다. 일반 국민의 목소리를 당의 공식 논평으로 채택하는 정치참여 플랫폼도 띄웠는데, 홈페이지·플랫폼 제작비를 합쳐 4500만원이 들었다.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MBC 출신 김영희 본부장의 작품도 눈에 띄었다. ‘재명C와 스트리트파이터’는 이 대표가 배우자 김씨와 산타 복장을 하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뮤직비디오로 제작경비는 2530만원이 들었다. 신년맞이 ‘글로벌 해돋이’ 제작에는 현장촬영 및 중계비를 포함해 총 2442만원이 투입됐다.

‘불가수(불만을 노래해·나도 가수다)’ 영상 제작경비로는 3885만원이 투입됐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이었지만 호응은 저조했다. 관련 영상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JM투데이는 토크쇼로 민주당 내 주요 구성원들이 게스트로 참석해 공약을 설명하는 등 내용으로 구성됐다. 총 제작비 5687만원이 소요됐다. 이 대표는 대선 기간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인 마이클 샌델 교수와 유명 투자자인 짐 로저스와 각각 대담을 진행했는데 샌델 교수와의 대담 진행비로 3033만원을, 짐 로저스와 대담 진행비로는 2984만원을 지출했다.

‘이재명플러스’ 앱 제작비도 눈에 띄었다. 민주당은 모바일앱 콘텐츠 제작·영상 제작·플랫폼 구축 비용 등에 4억3626만원을 투입했다고 보고했다. 이재명플러스 앱은 이 대표 지지자들이 자유롭게 글을 남기고, 이 대표 캠프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해찬·추미애 전 대표와 같은 민주당 ‘셀럽’(유명인)들도 이곳에 지지 칼럼을 연재했다. 민주당은 ‘국민에게 보내는 러브송(사랑노래), 스물여덟 뮤직비디오 제작비용’에 2365만원이 투입됐다고도 밝혔다. 대선 기간 가수 이은미는 신곡 ‘스물여덟’을 발표했는데 이재명 대표가 작사가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AI윤석열 영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튜브 영상 캡처
◆AI윤석열과 자필편지, 기술과 감성의 결합

2021년 11월5일 윤석열 대통령을 후보로 확정한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AI아바타 제작과 자필 폰트 제작에 나섰다. 10일에는 촬영비 100만원, 15일에는 AI제작 및 영상합성 솔루션 이용대금으로 2750만원을 지출했다. 19일에는 윤 대통령 자필폰트 제작 개발비 3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설 연휴 호남 유권자들에게 발송된 자필 편지에 쓰였다.

12월6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개된 ‘AI윤석열’은 각 지역을 다니는 유세차 스크린에 담겨 지역 공약을 설명하는 데 쓰이거나 각 지역 당원에게 맞춤형 영상으로 제작돼 배포됐다. 유세차용 영상 제작비 1억1000만원을 포함해 총 3억2047만원가량 소요됐다. AI윤석열은 총 91개 영상으로 제작됐다.

윤 대통령은 20시간 가까이 3000개가량의 문장을 읽으며 AI윤석열을 위한 녹화를 했다고 알려졌다. AI윤석열이 화제가 되자 비판하던 민주당도 대선 본선거일을 한 달여 앞두고 ‘AI이재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를 제작하고 맞춤형 영상을 만드는 데 9950만원을 지출했다.

윤 대통령의 자필편지도 화제였다. 국민의힘은 1월 27일 호남에 윤 대통령 자필편지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1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고양우편집중국에 우편물 발송료로 4억2947만원이 지출됐다. 이 대표도 윤 대통령의 자필편지가 화제가 되자 뒤늦게 자필편지를 쓰는 ‘영상’으로 맞대응했다. 이 대표가 자필편지를 작성하는 영상을 제작하는 데에는 2684만원이 들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3월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대선 전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한 ‘피날레 유세’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피날레 유세 야간 특수조명 설치비 550만원, 유세 동영상 제작 902만원, 백보드 및 현수막 제작비에 2400만원을 지출했다고 선관위에 보고했다. 또 시청 광장 잔디보호제로 1430만원을 지출했다고도 했다.

이외에 국민의힘은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에 정치정책 컨설팅 명목으로 1870만원을, 유재일아트스튜디오에 정책전략자문 명목으로 2000만원을 지출했다. 주식회사아티초크에는 대선 후보자 PI(Personal Identity·개인 정체성)와 슬로건 자문료로 3052만원을 지출했다. 또 1억3300만원을 인터넷 부정댓글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지출하기도 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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