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로 봉쇄 풀려는 북한…여자축구 비자 거부에 “강력 규탄”
스포츠 매개로 교류 재개 조짐 해석도
북한이 다음달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제14차 세계군대여자축구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한 입국이 거부됐다며 이를 “정치적 적대행위”라고 29일 비난했다. 북한이 국제 스포츠 행사 참가를 타진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 빗장을 점차 풀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공개한 북한 축구협회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네데를란드(네덜란드) 정부가 제14차 세계군대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게 되여있던 우리 선수단의 입국사증(비자) 발급을 정당한 이유도 없이 거부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였다”며 “우리 체육인들의 국제경기 참가를 부당하게 가로막는 네데를란드의 너절한 처사를 정치적 적대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가 비자 발급을 거부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은 “네데를란드 정부의 행위는 ‘단결 친선, 공평 경쟁, 호상 이해’를 이념으로 하는 체육의 숭고한 사명에 대한 모독이며 우리 축구선수단의 이번 경기대회 참가를 달가와하지 않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에 동조하는 비열하고 너절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은 “네데를란드의 부당한 행위로 하여 정치화된 제14차 세계군대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할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며 “따라서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는 다음달 27일부터 7월9일까지 열린다.
북한이 공식매체를 통해 네덜란드의 비자 발급 거부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에 의지를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며 걸어 잠근 국경을 점차 열며 스포츠를 매개로 외부와의 교류를 재개하려는 조짐으로 읽힌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아 가라테 선수권대회에 선수 2명을 출전시키며 3년3개월만에 국제 스포츠 행사에 복귀했다. 북한은 다음달 9~19일 쿠바에서 열리는 국제역도연맹 그랑프리 1차 대회 출전 선수 14명 명단을 제출한 상태다.
오는 9월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은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 회의에 대표자를 파견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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