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높이서 문 열린 아시아나…온몸으로 막은 女승무원
“女승무원, 온 몸으로 비상구 막았다” 증언
위험천만 상황 속 안전바 설치까지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 26일 30대 남성이 200여미터 상공에서 아시아나 여객기 비상문을 개방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승무원들의 의연한 대처로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한 남성 승객은 대구 MBC 인터뷰를 통해 ‘승무원들의 조치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던 셈이다.
MBN은 해당 사진을 보도하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되자 한 여성 승무원이 비상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온몸으로 출입문을 막아섰다”고 언급했다. 여객기가 비상문을 연 채 착륙한 뒤 활주로를 달리던 상황으로 보인다.
해당 승무원과 다른 승무원, 승객 일부는 개방된 비상문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는 A씨를 제압했고, 기내 복도에 엎드리게 한 뒤 무릎과 손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대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승무원들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남성 승객들에게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는 착륙 직전인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A씨가 고의로 연 것이었다. 비행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낮 12시 37분경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고, 이어 12시 47분경 완전히 멈췄다. 승객들은 약 12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문이 열렸을 당시 여객기는 상공 200m 지점으로 전해졌다. 여의도 63빌딩(약 243m)과 비슷한 높이에서 비행기 문이 강제로 열리는 터무니 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비행기에는 울산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제주 초·중학생을 포함한 선수단 6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중 일정을 마친 8명(학생 5명, 인솔자 3명)은 사고로 인한 불안감 등을 고려해 29일 배를 타고 제주도로 돌아갈 예정이다.
법원은 A씨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아울러 수사당국은 비행기가 착륙할 당시 A씨를 제압한 승객과 개방된 비상문을 막은 승무원 등을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비행기에 탑승했던 남성 승객 B씨는 지난 26일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며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냥 자포자기 상태”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이 게재된 대구 MBC 뉴스 유튜브 채널에는 B씨의 발언을 반박하는 댓글이 달렸다. 자신을 피의자 잡는 데 도움을 준 시민 3명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승무원들이 피의자를 통제했지만, 키 185cm 이상에 몸무게도 120㎏ 넘어 보이는 피의자를 제압하기는 역부족이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덧붙여 “피의자가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해서 승무원들이 딸려가는 상황이었다. 나랑 남성 승객 2명이 피의자를 끌어당겼고, 복도 쪽에 엎드린 자세로 무릎과 손을 누르면서 비행기가 착륙할 동안 압박하고 있었다”며 B씨를 향해서는 “승무원들이 아무 것도 안했다고 했는데, 그럼 인터뷰 하신 분은 뭐하셨나.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고 인터뷰하라”고 일침했다.
이로원 (blis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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