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섭 원장 "연세암병원, 암환자의 마지막 장소…우린 결코 놓지않아"
연세암병원, 다학제 치료·암환자 등록 등 국내 최초로 정립
치료 어려운 암 환자가 찾는 '마지막 병원' 강조
남다른 연구 인프라 구축… 암 치료 리더 역할 포부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이사야 41:10)
연세암병원에서 수술받는 환자가 수술실 천장에서 마주치는 성경 구절이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처럼 연세암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의 불안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1969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암센터에서 시작한 연세암병원은 반세기 넘게 항상 '환자 퍼스트(First)'를 실천해왔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원장은 지난해 8월 이곳의 리더가 됐다. 그는 35년간 암 환자 치료에 봉사한 의료인이다. 수많은 간 수술로 간암 환자의 생명을 구한 명의이자 30명 이상 제자를 길러낸 스승이다.
"연세암병원 자체가 봉사와 헌신을 위해서 있는 곳이죠."
최 원장은 "그전까지는 의사가 각자 자기 주관대로, 배운 대로만 암을 치료했다. 전쟁으로 치면 암 치료에서 각개 전투를 했었는데 소대 전투, 중대 전투로 개념이 바뀐 것"이라며 "우리나라 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을 연세암병원이 처음 도입했다"고 말했다.
최근 연세암병원은 중입자 치료기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기계가 돌아가며 중입자를 쏘는 방식의 '회전형'(갠트리) 설비를 두 대나 들여온 곳은 전 세계에서 연세암병원이 유일하다. '꿈의 암 치료'라 불리는 중입자 기기는 5월 초 처음 가동을 시작했다. 전이되지 않은 초기 전립선암 환자가 치료받고 있다. 향후 모든 고형암 환자로 대상이 확대된다.
중입자 기기 자체만 보면 "조금 비싼 암 치료기일 뿐"이라는 게 최 원장 설명이다. 여기에 연세암병원 의료진 실력과 연구 성과를 더해 새로운 암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등 부수적인 추가 가치를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연세의료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로봇수술을 도입했을 때 '그걸 왜 굳이 들여오느냐'는 걱정이 많았다"며 "이후 한국 사람의 손재주와 로봇수술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고, 여러 치료의 길이 열렸으며 연세의료원은 전 세계 로봇 수술의 최선봉이 됐다"고 말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암 환자 사망률이 높게 나오고, 재정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연세암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의 절박한 손을 뿌리치지 못한다. '환자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겠다'는 병원의 미션 때문이다. 알렌, 언더우드, 에비슨 등 선교사의 헌신과 봉사로부터 시작한 게 연세의료원이다. 이들은 '조선 사람이 조선 사람을 치료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우리나라에 서양의학 교육과정을 도입했고, 한국인 의사를 처음 양성했다.
최 원장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신약이든, 장비든 암 치료는 한 방향 전진이었다.
AI 등장으로 암 치료의 '역방향' 연구가 가능해졌다"며 "이미 지나간 치료를 분석해 약의 장점, 특별히 잘 듣는 환자, 사망한 환자 등 데이터를 다시 끌고 와 적용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암 치료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는 이미 진행 중이다. 연세의료원은 2013년 국내 최대 규모 연구 시설인 '에비슨 바이오 메디컬 센터'를 구축했다. 이곳에서 바이오 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박사들이 임상 의사와 함께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축을 추진 중이다. 새로 지어질 의과대학에서는 다른 학과·분야 전공자가 들어와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된다. 학문 간 융합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최 원장은 곧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무언가 크게 이루고자 하는 포부는 없다고 했다. "임기 동안 기존의 틀을 더 세련되게 만들고, 병원 직원이 이 틀을 잘 이용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은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직원의 마음이 불편하면 환자에게 절대로 잘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무언가 디자인해서 '따라오라'고 끌고 나가는 역할보다는 어머니처럼 직원을 토닥여주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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